[현장] 30년 뒤 세상을 가다, SK텔레콤 ICT 체험관 티움 방문기

▲ SK텔레콤의 ICT기념관 '티움'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2052년 어느 여름날이었다. 우주과학자 김티움(가명) 박사는 부산에서 휴가를 즐기다 급한 연락을 받았다. 

달 탐사기지의 중력장치가 고장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소식이었다. 늦어도 1시간 안에 고치지 않으면 탐사기지 현장 대원들의 안전이 위태로워질 수 있었다. 

김 박사는 초고속 하이퍼루트를 타고 서울 외곽까지 15분 만에 이동했다. 다시 도심항공교통(UAM)을 이용해 10여분 만에 시내 우주관제센터에 도착했다.

홀로그램 통신으로 탐사기지 내 상황을 파악한 김씨는 곧바로 달 탐사기지 내 원격로봇을 조종해 중력장치의 고장난 부분을 고쳤다. 

달 탐사기지에도 해당 분야 전문가가 있었지만 그는 맹장수술을 받은 직후여서 아직 마취가 깨지 않았다. 그 맹장수술 역시 우주관제센터 내 인공지능(AI)닥터가 원격 수술로봇을 이용해 수행한 것이었다.

SK텔레콤이 상상하는 30년 뒤 세상의 일부를 표현해봤다. 이런 모습을 눈으로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 자리잡은 정보통신기술(ICT)체험관 '티움'이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2월부터 티움의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관했다. 재개관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도 확 업그레이드됐다. 

16일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된 체험 프로그램에 참석해봤다. 새로 개관한 티움에선 한층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공상과학(SF)영화에서나 볼 법한 기술들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세부적으로 완전 자율주행 방식의 미래형 초고속 이동수단 하이퍼루프을 비롯해 홀로그램통신, 원격로봇과 감각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수술, 도심항공교통(UAM), 네트워크망원경 등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누구나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티움을 방문해 체험해 볼 수 있다.
[현장] 30년 뒤 세상을 가다, SK텔레콤 ICT 체험관 티움 방문기

▲ 도슨트(안내인)가 미래형 초고속 이동수단 '하이퍼루프'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체험 프로그램은 가상(VR)현실을 체험하는 기기와 메타버스를 통해 미래에 상용화될 기술을 보는 형태로 진행됐다.

진공튜브에서 시속 1300km의 속도로 움직이는 하이퍼루프를 타고 우주관제센터로 갈 수 있는 도킹스테이션으로 이동하는 체험을 시작으로 우주관제센터에서 지구와 우주환경을 모니터링한다. 지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상자를 AI닥터를 통해 수술하는 상황도 볼 수 있다.

또 홀로그램통신을 통해 우주관제센터와 지구로 향하는 운석에 대응방법을 모색하고 원격로봇을 활용해 달기지내 고장이 난 중력장 발생장치를 수리해보는 체험도 진행됐다.

해저 화산이 폭발한 상황을 가정하고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한 뒤 드론을 통해 해당 지역을 둘러보는 체험에서는 손으로 잡은 조종기에서 차가움, 뜨거움 등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AI닥터의 지시 아래 진행되는 원격수술은 3D프린터를 통해 인공뼈를 만들어 이를 이식하는 것이었다. 이를 놓고 티움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도슨트(안내인)는 "감각통신기술이 적용돼 정밀작업이 필요한 수술과정에서의 진동감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사람이 직접 가지 않고도 로봇을 원격조종함으로써 수술이나 폭발상황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 신속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에 적합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각정보 뿐만 아니라 촉각정보도 제공하는 기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장] 30년 뒤 세상을 가다, SK텔레콤 ICT 체험관 티움 방문기

▲ AI닥터가 부상자를 진단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티움에서는 환경과 사회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도시 하이랜드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하이랜드에서 운행되는 하이퍼루프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운송수단이며 2050년이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도심항공교통도 전기로 작동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로봇을 통해 스마트도시를 건설하고 식량을 재배해 안전성과 효율성도 높아지는 모습도 그려진다.

티움 도슨트는 체험을 마무리하면서 "스마트도시 하이랜드에서 본 것처럼 SK텔레콤은 환경과 사회를 향한 책임을 다하는 데에도 앞장설 것이다"고 말했다.

물론 SK텔레콤이 티움에서 소개된 미래 기술들을 모두 자체 개발할 수는 없다. 그런 만큼 SK텔레톰은 국내외 ICT 기술기업과 협업에 고삐를 죄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온도를 느낄 수 있는 조종기는 SK텔레콤이 국내 강소기업과 협업한 결과물이다"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업체와도 협력해 미래 정보통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SK스퀘어, SK하이닉스와 함께 ICT연합(패밀리)을 구성해 통신회사에 머물지 않고 정보통신기술사업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ICT연합은 올해 초 올해에만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ICT 투자자본을 조성해 5G, AI, 반도체기술분야 역량을 높이고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영찬 기자
[현장] 30년 뒤 세상을 가다, SK텔레콤 ICT 체험관 티움 방문기

▲ 우주관제센터 팀장이 인공위성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통해 우주와 지구환경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