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 원이 넘는 수주를 올릴 수 있을까?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4250세대) 수주에 성공한다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 원 클럽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이 1차 입찰에서는 유찰이 됐지만 앞으로 일정 변경없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다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은 사업비만 1조 원이 넘어 서울 서남권의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GS건설과 DL이앤씨와 손잡고 서울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8월31일 열린 신림1구역 시공사 선정입찰에서 GS건설이 주관사로 한 컨소시엄이 단독입찰해 유찰됐는데 25일 열린 대의원회에서 컨소시엄 금지 등 입찰조건 심의 안건과 기존 입찰공고 취소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이에 따라 기존 입찰 공고대로 시공사 선정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0월5일 예정된 2차 입찰에서 GS건설 컨소시엄이 다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신림1구역은 신림뉴타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구릉지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공사의 난도가 높아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높았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컨소시엄 방식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컨소시엄으로 시공사가 선정되면 준공 뒤 하자보수 등 책임 소재가 불명확한 점과 여러 아파트 브랜드가 섞여 아파트 가치가 크게 오르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GS건설 컨소시엄은 이런 우려들을 해소하고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GS건설 컨소시엄은 신림1구역에 들어설 아파트 이름에 붙을 브랜드는 조합원들이 총회를 통해 결정한다는 내용을 사업제안서에 명시하고 공구 분할에 따른 부작용은 ‘공동이행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이 방식은 대표건설사 한 곳에서 모든 공사를 지휘함으로써 기술력과 효율성을 높이면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발생한 하자도 대표건설사인 GS건설이 3사 통합 AS센터를 통해 처리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신림1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은 사업을 빨리 진행하자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며 “GS컨소시엄이 약속한 내용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한 건설사가 단독으로 하는 것과 비교해 자금조달 및 인력, 자재수급 등 측면에서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1천 세대가 넘는 대단지를 수주할 때는 컨소시엄 방식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학 사장은 이런 컨소시엄 장점을 적극 활용하며 도시정비 수주에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수주한 8건의 도시정비수주를 했는데 이 가운데 7건을 컨소시엄 방식으로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컨소시엄으로 수주를 하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며 “이해관계가 맞는 협력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6일 열린 창원 회원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2065세대, 공사비 4932억 원) 임시총회에서 현대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 주관사로 55%, 현대건설이 45% 지분을 지닌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은 2713억 원, 현대건설은 2219억 원의 수주를 확보하게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9월 말 기준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7205억 원의 도시정비수주를 보였다. 올해 초 제시한 도시정비수주 목표 1조 원을 이미 훌쩍 넘긴 셈이다.
신림1구역 재개발과 관련해서는 GS건설 컨소시엄의 참여사별 지분율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사비가 1조 원 수준인 만큼 수주에 성공한다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2조 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신림1구역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올해 남은 기간 추가 수주를 달성해 도시정비사업 2조 원을 넘길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