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문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가 고부가 특수소재인 셀룰로스에테르 증설을 마치고 세계적 건설투자 확대추세에 올라탈 준비를 하고 있다.
정 대표이사는 셀룰로스에테르분야 세계 1위를 노리며 친환경소재 확대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정경문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은 경기부양을 위한 세계 각 나라의 공격적 건설 투자집행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말을 기점으로 글로벌 주택 건설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됐다”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각 나라별 공격적 인프라 투자와 교외이주, 리모델링 수요가 더해지면서 건설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여 건축용 고부가 특수소재인 셀룰로스에테르를 만드는 롯데정밀화학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셀룰로스에테르는 목재와 면화에서 얻어진 불용성 천연 고분자인 셀룰로스를 화학반응을 통해 물에 녹는 성질을 띄도록 만든 것을 말한다.
롯데정밀화학은 셀룰로스에테르를 건축용과 산업용, 그리고 의학용으로 생산한다. 건축용은 시멘트 혼화제로 점도를 높이고 보습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산업용은 페인트 첨가제로 사용되며 의학용은 식물성 캡슐이나 의약품 첨가제로 활용된다.
롯데정밀화학은 '메셀로스' 브랜드를 앞세워 건축용 셀룰로스에테르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지난해 셀룰로스에테르 생산능력은 6만7천 톤이었는데 이 가운데 건축용 샐룰로스에테르 기존 생산규모는 3만4천 톤이었다. 코로나19에도 선제적 증설에 나서 건축용 셀룰로스에테르 생산능력을 최근 1만3800톤 더 늘렸다.
셀룰로스에테르시장은 큰 투자비용이 들고 높은 기술적 수준이 필요해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 증설에 따른 위험도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을 비롯해 미국 다우(DOW)와 애쉬랜드(Ashland), 일본 신에츠(ShinEtsu), 중국 샨동해드(Shandong Head) 등 소수 업체만이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가운데 롯데정밀화학은 3위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 대표가 과감하게 증설을 추진한 배경에는 이런 소수업체만 포진한 시장구조뿐 아니라 건설경기와 관련된 면밀한 분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건설시장의 성장과 관련해서는 일부 수치상 편차만 있을 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는 기관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연구원은 글로벌 조사기업 IHS 마킷(Markit)의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세게 건설시장이 올해부터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2020년(10조7천억 달러)보다 12.2% 성장한 12조4373억 달러로 예상했다.
정지훈 연구원은 “점진적 경제성장 및 건설 투자심리 회복과 함께 각 나라의 경기부양책과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 될 것이다”며 “국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올해 하반기를 지나면서 경제 정상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롯데정밀화학이 만들고 있는 건축용 셀룰로스에테르인 메셀로스는 원재료가 석유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서 긍정적 전망이 더해지고 있다.
키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셀룰로스에테르는 원재료가 석유가 아닌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가에 민감하지 않아 안정적 생산이 가능하다.
롯데정밀화학은 글로벌 과점업체 가운데 가장 의욕적으로 셀룰로스에테르를 증설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이 분야 글로벌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셀룰로스에테르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대규모 화학회사들이 많아 주력사업으로 셀룰로스에테르를 밀고 있지는 않다”며 “롯데정밀화학이 셀룰로스에테르를 주력사업으로 키우는 배경에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정밀화학에 따르면 2020년 사업부문별 매출에서 염소계열과 암모니아 계열을 포함한 케미칼사업부문이 72.4%, 셀룰로스에테르를 만드는 그린소재사업부문이 27.6%를 차지한다.
정경문 대표는 셀룰로스에테르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보고 앞으로도 공격적 증설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정 대표는 올해 내놓은 롯데정밀화학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셀룰로스에테르를 생산하는 그린소재사업부문의 점유율(M/S) 확대하고 공장 증설이 경영실적으로 조속히 연결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