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당분간 유흥 및 외식 등 기업 사이 거래(B2B)에서 실적 반등을 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은 가정용 맥주시장을 먼저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6일 주류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하이트진로 등 주류기업은 올해 3분기에도 유흥채널을 통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통상적으로 주류기업들은 유흥 및 외식 등 기업 사이 거래와 가정용 채널의 매출비중이 6대4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3분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기업 사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당분간 유흥 및 외식시장에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가정용시장을 먼저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맥주시장에서는 주력제품인 테라를 내세워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배우 공유씨를 모델로 앞세워 테라의 젊고 역동적 브랜드 이미지를 계속 알리고 있고 도미노피자, BBQ 등과 협업한 유튜브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테라 500ml 캔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7월부터 기존보다 15.9% 인하해 판매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테라 500ml 캔제품은 테라 제품 가운데 가정용시장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가격인하 정책을 한시적으로 운영하지만 정확한 종료시점은 정해두지 않았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류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서도 맥주부문 판매량이 2019년보다 12% 증가했는데 테라가 높은 인기를 끈 덕분으로 분석된다.
테라는 출시된 지 2년 만에 모두 16억5천만 병(2021년 3월21일 기준)이 팔렸을 정도로 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어 테라, 참이슬, 진로 등 브랜드를 앞세워 가정용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정용 맥주시장에서 테라의 입지를 넓혀 둔다면 유흥 및 외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았을 때 보탬이 될 가능성도 크다.
소비자들은 보통 익숙한 제품을 찾는 경향을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에도 각 지역 대리점 및 영업점을 꾸준히 방문하며 기업고객과 계속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는 이런 노력들이 협력관계를 다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트진로가 수도권 내 핵심 상권에서는 이미 높은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되는 반면 수도권 내 외곽 상권과 비수도권지역에서는 여전히 테라와 진로이즈백의 점유율이 낮다”며 “관건은 비수도권지역에서의 점유율 회복이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10년 넘게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를 맡는 동안 하이트진로는 맥주시장에서 단 한 번도 오비맥주를 넘지 못했다.
2019년 내놓은 테라가 국내 맥주시장의 판도를 흔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떠오르면서 2020년에도 1위에 오르는 데에는 실패했다.
주류업계는 2020년 국내 전체 맥주시장에서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50% 중후반, 하이트진로는 40%대 초반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