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임원급 핵심인재 영입이 크게 늘며 헤드헌팅업계가 바빠지고 있다.

2일 헤드헌팅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업들의 임원급 핵심인재 영입이 급증하고 있다.
 
헤드헌팅회사 통한 임원 영입 크게 늘어, 커리어케어는 상반기 3배 급증

▲ 커리어케어 로고.


지난해 코로나19로 경영난이 심해지자 긴축경영과 구조조정에 주력했던 기업들이 경영진을 교체하고 외부에서 임원급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인 커리어케어의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기업의 임원급 인재 추천의뢰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다른 중견업체들도 임원과 핵심인재 추천 의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기업들의 임원급 인재 영입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은 기업들의 경영전략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작년까지만 해도 갑작스러운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 경영기조를 유지하며 채용을 최소화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유행을 상시적 요인으로 보면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윤문재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작년에 유보된 채용수요까지 시장에 풀리면서 올해 들어 인재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헤드헌팅업계에서는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 유행이 임원급 인재 수요를 키우는 기본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자 사업과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한편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신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업적 시도를 벌이고 있다. 자본력이 탄탄한 기업들 중심으로 기존사업의 확장을 넘어 아예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부모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젊은 오너경영자들은 단순히 기존사업을 영위하기보다 비전이 있다고 판단하는 새로운 사업을 성공시킴으로써 회사 내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의 신규사업 진출은 당연히 임원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임원급 인재수요 증가의 원인을 미래 불확실성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전자상거래시장의 확대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대기업들을 크게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재기업들은 기존사업의 지배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최고수준의 전문가를 비롯해 바이오, 건강기능식품 등 고부가가치사업 진출에 필요한 핵심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 또 모든 산업에서 물류가 성장의 핵심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물류 전문가를 찾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가 핵심 경영과제로 떠오른 것도 임원수요가 늘고 있는 주요 요인이다. 최근 들어 ESG 총괄임원이나 투자 관련 임원들을 영입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밖에 PE(사모펀드)산업이 활기를 띠는 것도 임원급 인재수요를 키우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금리가 지속되자 PE로 자금이 몰려들었고 기업을 인수해 구조조정한 뒤 되파는 이른바 바이아웃(buyout)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을 키우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고위급(C-Level) 포지션의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바이아웃 투자의 핵심은 유능한 경영진을 투입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미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제히 체질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조직혁신과 사업 확장을 주도할 임원급 인재를 찾아달라고 간곡히 요청하는 고객기업들의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