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에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영업 확대를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지역 코로나19 확진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디지털채널 강화에 더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키워, 동남아 디지털금융 거점 다지기

▲ 권광석 우리은행장.


19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소다라은행 자본을 확충해 인도네시아 현지화 영업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우리은행이 지분 79.88%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이다.

앞서 우리소다라은행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안을 결의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최종승인 과정을 고려해보면 이르면 9월 안에 유상증자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인 2014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금융시장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점찍어 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내 최대 경제시장이며 전세계적으로 16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내총생산(GDP) 총합의 35.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 수는 2억6천만 명을 넘어섰다.

2010~2019년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5~6%로 세계 경제성장률 2~3%를 크게 앞서고 있다.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거점시장으로 점찍고 영업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앞서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전지역에 지점, 출장소, 현금취급소를 포함해 153개 영업채널을 설치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확진세가 가팔라 대면영업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9일 오후 2시 기준 287만7476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주 들어 하루 확진자 수가 5만 명대에서 4만 명대로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대면영업은 여전히 먼 일일 수밖에 없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자체적으로 2017년 모바일뱅킹을 시작한 뒤 다양한 모바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전용 예적금상품, 모바일대출 상담서비스, 휴대전화 선불카드 충전, 제휴상점에서 이용 가능한 QR코드 결제서비스 등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비대면 신규 계좌개설 등 아직 갖춰야할 디지털금융서비스가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소다라은행이 국내에서 활용하고 있는 수준으로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신규 고객확보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절반가량은 계좌를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금융거래에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소다라은행은 디지털채널 확대와 함께 사업영역을 넓히는 데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올해 2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으로부터 'BUKU3' 등급을 취득했다. 인도네시아는 자본금 규모에 따라 은행을 부쿠1~4 등급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우리소다라은행은 방카슈랑스, 증권 수탁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은 이번 자본확충 외에도 글로벌 전문인사를 법인장으로 선임하는 등 우리소다라은행 키우기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은행은 해외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황규순 글로벌그룹장에게 인도네시아시장을 맡겼다.

황 법인장은 6월24일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승인을 받고 우리소다라은행 법인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황 법인장은 2005년부터 4년 동안 베트남 지점에서 근무했고 2015년부터 2년 동안 우리은행 미국 법인에서 근무했다. 

2020년 초부터는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으로 선임돼 해외사업을 총괄해왔다. 우리은행이 해외시장 가운데 인도네시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해외법인에서 순이익 1030억 원을 거뒀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순이익 300억 원을 내 전체 해외법인 순이익의 30%가량을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