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외국인투자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까?
손 회장이 지주사 전환 이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해 주주가치 높이기 의지를 보여줄지 시선이 모인다.
우리금융지주가 중간배당을 실시하면 주주가치 높이기 외에도 완전 민영화 추진에도 속도가 붙어 외국인투자자 유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6월 말 금융당국이 은행과 금융지주들의 배당제한 조치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주 안에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 결과를 금융당국에 제출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 코로나19 위기 대응 차원에서 금융지주들에게 배당성향을 6월 말까지 20% 이내로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고 경제상황이 장기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보는 시나리오인 'U자형' 테스트에서는 금융지주들이 대부분 통과했지만 경제상황이 장기적 침체상황에 빠질 것으로 보는 시나리오인 'L자형' 테스트는 대부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최근 경제상황이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배당제한 조치가 풀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2021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며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보다 1%포인트 높은 4.0%로 제시했다.
국내 경제 전망이 급성장 시나리오인 'V자형'으로 바뀐 것인데 앞서 U자형 테스트를 대부분 통과한 만큼 V자형 테스트 통과는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조치가 풀리면 손 회장이 중간배당 카드를 꺼내 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투자자 비율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현저히 낮다.
18일 기준 금융지주들의 외국인비율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 68.94%, 신한금융지주 60.81%, 하나금융지주 68.39%, 우리금융지주 26.17% 등이다.
손 회장은 코로나19로 직접 해외 투자설명회(IR)도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중간배당을 실시해 주주친화정책을 선보이는 것이 더 시급할 수 밖에 없다.
앞서 손 회장은 2019년 5월 도쿄와 홍콩에서 투자설명회를 진행해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을 29.9%까지 끌어 올리는 등 외국인투자자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우리금융지주는 중간배당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외에도 완전 민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외국인투자자를 급격히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는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가운데 15.25%를 공적자금 잔여분으로 들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지주에서 얻는 배당금 만큼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했다고 판단하고 있어 중간배당이 이뤄지면 지분매각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한 적정주가는 1만1900원으로 추산되는데 중간배당이 이뤄지면 적정주가 수준이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21일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1300원에 장을 마쳤다.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4월 우리금융지주 지분 2%를 매각했는데 보호예수 기간이 7월 해제되면 추가 매각이 가능해진다.
우리금융지주가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중간배당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하나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 등 증권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2분기에 순이익 6천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내다본다. 2020년 2분기와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나는 수치다.
손 회장도 배당성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4조 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여력을 이미 확보해뒀다.
손 회장은 10일 JP모건이 주최한 해외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서도 “배당성향을 2023년까지 30%까지 상향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 더욱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