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경쟁상대는 넷플릭스다.”

한국의 젊은 IT사업가가 다시보기(VOD) 서비스 시장에서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기업인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박태훈, 프로그램스의 '왓챠플레이'로 넷플릭스에 도전  
▲ 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
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가 주인공이다.

박 대표는 영화 추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왓챠’에 기반해 개발한 ‘왓챠플레이’로 내년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넷플릭스에 맞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IT신생기업 프로그램스의 ‘왓챠플레이’가 주목받고 있다.

왓챠플레이는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영화와 드라마를 추천하고 이를 다시보기(VOD) 서비스로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프로그램스는 내년 1월 왓챠플레이 PC온라인 버전을 먼저 출시한 뒤 향후 모바일 버전도 내놓기로 했다.

박태훈 대표는 왓챠플레이의 경쟁상대로 내년부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넷플릭스를 지목했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가입자 수 6500만 명이 넘는 세계 최대 다시보기 서비스다. 미국을 포함해 호주와 스페인 일본 등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한국시장은 내년 상반기에 본격 진출한다.

박 대표는 영화나 드라마 정보를 고객에 추천해주는 기술력 면에서 왓챠플레이가 넷플릭스보다 앞선다고 자신한다.

박 대표는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왓챠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노하우를 충분히 쌓았다고 말한다.

왓챠는 고객이 본 영화나 드라마에 매긴 별점을 토대로 고객의 취향을 분석한 뒤 고객에게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박 대표는 21일 왓챠플레이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왓챠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통해 넷플릭스보다 정교한 고객취향 분석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한국 다시보기 서비스 시장에서만큼은 왓챠플레이가 넷플릭스를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왓챠플레이가 넷플릭스보다 한국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프로그램스는 약 3년 동안 한국에서 왓챠를 운영하며 2억3천 건 이상의 영화평점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는 네이버나 국내 영화사들이 보유한 평점 데이터보다 20배 정도 많은 수치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는 한국 이용자들의 성향을 분석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왓챠플레이는 왓챠로 쌓은 고객의 성향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추천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왓챠플레이는 가격 경쟁력에서도 넷플릭스를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왓챠플레이의 이용료를 매달 4900원으로 책정했는데 넷플릭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약 1만 원 내외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서비스 요금도 이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개인화’와 ‘맞춤화’가 서비스 시장에서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보고 왓챠나 왓챠플레이와 같은 ‘추천’ 기반 서비스 영역을 앞으로 확대하려 한다.

박 대표는 1985년 태어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중퇴한 뒤 25살부터 스타트업(신생기업)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영화를 추천해달라는 요구가 많은 것에 착안해 2012년 왓챠를 내놨다.

왓챠 회원 수는 올해 11월 기준으로 170만 명에 육박한다. 왓챠를 즐겨 사용하는 ‘활성 사용자’의 수도 약 52만 명에 이른다.

박 대표는 왓챠의 성공에 힘입어 지금까지 약 3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