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 만도 사업총괄 사장이 글로벌 전기차 확대에 따른 만도의 전동화부품사업을 키우는 역할을 맡아 어깨가 무거워졌다.
조 사장은 최근 수석부사장에서 총괄 사장으로 승진한 만큼 미래차 전환을 위해 전동화부품사업을 빠르게 키워 해외에서 고객사를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조성현 만도 사업총괄 사장.
23일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만도는 내년에 유럽과 북미, 중국에서 전기차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만도는 현재 전기차와 관련해 전자제어식 조향장치(SBW), 통합 전자 제동장치(IDB) 등을 생산해 완성차기업에 공급하고 있는데 내년에 글로벌 완성차들이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만도도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독일 완성차 기업인 BMW가 iX3를 포함해 전기차 4종, 폴크스바겐도 베터리 전기차인 ID.4 등을 포함해 3종을 내놓는다.
조준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만도는 2021년 통합 전자제동장치를 개선하면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적합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관련 수주잔고가 현실화되면 5년 안에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만도는 3분기 기준 통합 전자제동장치 수주잔고로 2조1천억 원을 쌓았다. 아직은 전체 수주잔고의 5% 규모에 그치지만 내년부터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면 글로벌 자동차부품기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조 사장으로서는 내년이 만도의 전동화부품 전환에 중요한 고비가 되는 셈이다.
만도는 현재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과 전동화부품에 힘을 실으며 미래차 관련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은 현재 전체 매출의 14%를 내면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았지만 전동화부문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사에 납품을 시작한다.
조 사장은 이에 따라 통합 전자제동장치의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에서 신규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만도의 통합 전자제동장치는 기존 브레이크를 구성하는 4개 부품을 통합해 1개의 박스 형태로 만든 것으로 현재 만도를 포함한 4개의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만 생산하고 있다.
특히 만도가 생산하는 통합 전자제동장치는 무게를 낮추면서도 반응속도를 높여 전기차에 최적화시켰다는 장점이 있다. 주행거리도 약 15% 향상시켜 전기차 개발회사들에게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조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해외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조 사장은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1986년 만도에 입사했다. 미국, 독일 등 해외에서 20여 년 동안 활동하면서 기술뿐 아니라 영업까지 다방면에 재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 대표이사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조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발탁한 점도 해외사업에 밝다는 점을 높이샀다는 말이 나온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차그룹을 향한 매출비중을 낮추는 일을 주요 과제로 추진했는데 미래차시대에서 신규 고객사를 다방면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외영업 전문가인 조 사장에게 총괄업무를 맡겼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앞서 부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전동화부품에서 수주를 늘려가면서 현대차그룹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만도는 3분기 전체 신규 수주 가운데 51%를 현대차그룹에서 따냈다. 2019년 3분기보다 4%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만도가 현대차그룹 이외에 글로벌 완성차회사들과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으로 수주를 확장하면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현대차그룹이 유일하게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는 중국에서도 고객사를 확보해 매출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