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칠봉 대한해운 대표이사 부회장이 전용선사업을 확대하며 코로나19에 따른 해운업계의 장기불황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9일 대한해운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부회장은 안정적 매출과 이익이 보장되는 전용선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용선사업은 철강, 전력 업체 등이 해운회사에 장기간 대량의 원재료나 연료의 수송을 맡기는 계약형태를 띄고 있어 해운회사에 고정적 이익을 보장해주고 경기변동에서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대한해운은 2020년 1분기에는 GS칼텍스의 원유수송선 1척,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선 1척, 브라질 발레의 초대형 철광석 운반석(VLOC) 2척 등 모두 4척의 신규 선박을 인수하며 장기계약에 따른 선박운용을 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비정기적 단기운송계약인 스팟(spot)영업이 추가적 화물수송계약으로 외형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2020년에는 전용선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처럼 대한해운이 전용선 영업에 집중하는 까닭은 코로나19에 따라 건화물운임지수(BDI)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단기운송계약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건화물운임지수는 2020년 초 900포인트대에서 출발해 한 달 사이 절반 이하인 400포인트대로 급락했고 4월까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다 5월14일에는 상반기 최저점인 393포인트를 나타내기도 했다.
운임 회복이 본격화 된 것은 6월 이후로 6월초 546포인트를 보였는데 7월 초에는 1956포인트까지 급상승했다.
해운업계에서는 건화물운임지수가 이렇게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등락을 반복하는 이유를 두고 약해진 수요와 노선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탓으로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영향을 주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김 부회장이 장기 전용선사업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진 선택이 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은 대한해운에서 경영지원본부 경영장을 맡았던 적이 있어 재무 전문가로서 내실 경영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부회장은 전용선사업 확대와 더불어 화물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철광석과 석탄 등 건화물에 주력했다면 액화천연가스와 원유 등 웨트벌크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해운이 전용선사업을 확대하고 부정기사업을 최소화하고 있어 안정적 이익 실현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장기 전용선사업과 함께 신규 화주와 계약을 성공적으로 맺고 있어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우선적으로 장기계약에 집중하되 부정기 선박도 시장상황을 바라보며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우선 전용선사업에 집중해서 수익성 있는 계약들을 발굴할 계획"이라며 "부정기선의 경우 추후에 시장이 개선된 이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