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이 노후한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대구 액화천연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주민을 설득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환경피해를 걱정하는 주민들을 객관적 자료로 설득하면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방안을 만들어 주민 반발을 달랠 것으로 보인다.
 
남동발전, 대구 LNG복합발전 놓고 지역 반대에 주민친화형으로 설득

▲ 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


20일 남동발전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통해 대구 액화천연가스복합발전소를 2022년 5월에 착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구 액화천연가스복합발전소 건설사업은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삼천포 석탄화력발전소 3호기와 4호기가 폐쇄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1200MW급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세우는 프로젝트다.

대구 액화천연가스복합발전소는 1조380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대구국가산업단지 부지 안에 건설된다. 2024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다만 지역 주민들이 최근 단체를 꾸려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있어 건설사업에 진통이 예상된다.

남동발전과 주민들은 14일 첫 간담회를 열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2차 간담회를 열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개방형 발전소로 건설해 반발하는 주민들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개방형 발전소는 국가보안시설로 폐쇄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발전소를 주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친화적 공간으로 설계해 접근성을 높인 발전소를 말한다.

공기업들이 기피시설로 불리는 발전시설을 주민친화형 공간으로 꾸민 사례는 국내에도 여럿 있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서울 마포구 당인구에 위치한 서울 액화천연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하면서 발전시설을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했다. 

수자원공사는 경기도 용인시에 정수장을 건설하면서 여유부지에 체육공원을 지어 주민들에게 편의공간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남동발전은 중부발전처럼 대구 액화천연가스복합발전시설을 지하화하지 않지만 주민들이 썰매 등의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한 해외사례를 참고해 발전소에 슬로프(경사면)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유명 설계가를 섭외해 지역에 걸맞은 발전소 디자인을 내놓아 주민들이 디자인을 최종적으로 고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발전소의 필수설비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국가보안시설에서 해제해 주민들과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도 함께 생각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주민들이 우려하는 환경피해와 관련해서는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설득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나 학술기관에서 검증된 자료를 기반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를 통해 주민들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또 남동발전은 발전소에 강화된 환경설계 기준과 설비를 도입해 환경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걱정을 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남동발전은 법률로 보장된 지원금 이외에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보상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전소가 들어서는 지역은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원금을 받는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결국 주민들이 발전소 건설사업 진행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7월 안에 간담회를 다시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