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 삼성SDS 과천센터 화재수습에 진땀  
▲ 전동수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뉴시스>

전동수 삼성SDS사장이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를 수습하고 피해보상에 나섰다. 직접 피해를 입은 인터넷전화 고객에게 시간당 요금의 3배 보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과천센터 복구작업이 길어질 조짐이 보여 향후 운영방안 마련에 고민이 많아 보인다.


삼성SDS는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애 피해를 입은 인터넷전화 서비스 고객에게 시간당 요금의 3배를 보상하겠다고 7일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밝혔다. 삼성SDS는 “인터넷전화의 모든 서비스 복구작업을 지난 6일 완료하고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며 인터넷전화 서비스 피해보상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SDS는 모든 인터넷전화 서비스 피해 고객들에게 ‘시간당 요금 × 장애시간 × 3배’를 보상한다. 이는 이용약관기준에 따른 것이며 시간당 요금은 최근 3개월 평균요금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삼성SDS는 장애유형에 따른 추가보상을 별도로 진행한다. 통화서비스 장애로 피해를 입은 고객은 한 달 치 통화서비스 요금감면 혜택을 받는다. 부가서비스 장애 고객에게 두 달 치 부가서비스 요금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두 가지 보상 모두 최근 3개월 평균요금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보상은 5월 청구 요금에서 차감되는 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요금차감 이후에도 보상액이 남는 경우 6월 요금에서 추가로 차감된다. 삼성SDS는 피해보상계획 발표문에서 “이번 과천센터 화재를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재발방지를 포함한 질 좋은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해 시행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S의 이번 보상계획 발표는 지난달 20일 화재 사고가 발생한 후 17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화재사고 여파로 약 20만대 가량의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한동안 먹통상태에 있었다. 삼성SDS는 지난달 24일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와이즈 070’의 기본서비스를 완전히 복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가서비스는 여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였다. 과천센터를 사용중인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달 27일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됐다.


전동수 사장은 지난해 12월 삼성SDS의 새로운 수장이 됐지만 취임한지 채 6개월도 안 돼 화재라는 악재를 만나 책임론에 휩싸인 상태다. 전동수 사장은 취임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화재사고로 삼성의 전 금융계열사들이 불편을 겪는 ‘글로벌 IT그룹 삼성’ 답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 만큼 문책을 피하긴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동수 사장은 지난해 1월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 이후 공식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힌 적이 있다.


전동수 사장은 과천센터의 복구 방안과 향후 데이터센터 운영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 복구작업을 하고 있지만 쉽진 않아 보인다. 내부가 모두 불에 탄 11층을 제외한 다른 층도 화재의 직간접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SDS가 지난달 22일 “10층 이하 모든 전산장비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연기와 진화작업 등으로 장비들이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기와 습기 등에 민감한 전산기기가 화재로 손상됐을 가능성이 낮지 않다”며 “일부 장비의 교체가 불가피 해 관련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SDS의 한 관계자도 “화재나 침수로 장비가 손상된 경우 전량교체가 원칙”이라고 전해 내부진단이 마무리되면 대대적 장비 교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는 대대적 공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과천센터는 지은 지 20년이 넘어 현행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설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과천센터에 화재 발생 시 물을 뿌리는 ‘드렌처(drencher)’가 하나도 없었다. 외벽 마감재는 쉽게 불에 타는 알루미늄 패널을 사용해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과천센터에 대한 안전점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과천센터가 화재 등 재난과 테러 등으로부터 시설을 보호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는지 집중조사하고 있다. 만약 과천센터가 설비기준 관련 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삼성SDS는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 강도 높은 시정 명령을 피하기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과천센터를 메인 센터로 이용해 온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현재 메인 센터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센터 복구 작업이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자 이 기회에 ‘헌 집’을 버리고 ‘새 집’으로 이사를 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현재까지 과천센터를 메인 센터로 이용해왔지만 화재 후 일부 서비스를 수원센터에서 복구했다. 복구 작업이 길어지면 아예 수원센터를 메인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메인 데이터센터 이전은 현재 검토 중이며 곧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과천센터에서 일부 서비스 복구를 마쳤지만 수원과 구미 등 백업센터로 메인센터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