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액화천연가스(LNG) 하락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5월마다 가스공사의 공급비용을 정산하는데 유가 하락에 따라 미수금을 원활하게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가스공사, LNG 가격 하락 따라 미수금 원활히 회수해 실적개선 가능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미수금을 회수할 수 있는 규모가 커져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에 도매요금 공급비용을 정산하는데 정산이 제때 이뤄지거나 지난해처럼 미뤄지거나 상관없이 가스공사의 실적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5월 공급비용 정산에 따라 미수금을 우선 털어내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크게 바뀌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5월 정산이 제때 진행된다면 일시적으로 영업이익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가스의 미수금은 2019년 말 기준 1조2816억 원이다. 미수금은 한국가스공사가 공급한 LNG 대금 가운데 요금으로 덜 회수한 금액을 의미한다.

LNG 수입가격과 공급비용이 오르면 도시가스 요금도 따라 오르는 원료비연동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정부가 물가 상승부담이 크다고 판단하면 원료비 연동을 유보하고 일시적으로 요금을 올리지 않을 수 있다. 이 때 연료비와 요금의 차이만큼 미수금이 발생한다.

가스요금은 원료비와 공급비용으로 구성된다.  LNG 가격 예상치는 원료비에 반영되고 공급물량 예상치는 공급비용으로 적용된다. 원료비는 2개월마다, 공급비용은 1년에 한 번 5월에 결정된다. 공급비용은 공급물량에 따른 가스공사의 운영비이기 때문에 정부가 조정할 수 있다. 

정부는 5월 공급비용을 정산하면서 미수금 회수를 위한 단가인상 요인과 도매공급비용의 인하요인이 있는지 등을 반영해 가스요금을 조정한다.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2개월을 미뤘다.

유 연구원은 “올해도 정산이 제때 이뤄질지는 아직 모르지만 보수적으로 생각해 미뤄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정산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지난해처럼 늦어지면 지금처럼 국제유가가 지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유가가 떨어진 만큼 원료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미수금 부분을 처리할 수 있다”며 “정산이 제때 이뤄진다면 당연히 미수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스공사로서는 실적 안정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미수금이 발생하면 약 3%의 이자를 포함해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수금을 회수하게 되면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라츠 등에 따르면 세계 3대 천연가스 지표(북미 헨리허브, JKM, TTF)가 모두 사상 최저치를 보였다.

북미 셰일가스 지표인 헨리허브 가격은 열량단위당 1.48달러로 역대 최저지를 나타냈다. 2019년 11월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수요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가스 비축시설도 6~7월에 가득찰 것으로 예상돼 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가스 가격이 하락할 때 미수금을 먼저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소매요금이 하락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스요금은 2017년 11월(-9.3%), 2018년 5월(1.3%), 2018년 7월(4.2%), 2019년 7월(4.5%) 등으로 조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