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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주 행장, 인사철에 '엘리자베스1세' 읽는 이유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2014-01-10 14: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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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역사 117년만에 처음으로 여성 은행장에 오른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여성 임원 유리천장'을 깰 수 있을까? 오는 13일 기업은행 인사를 앞두고 권 행장의 '인사'가 주목되고 있다.


  권선주 행장, 인사철에 '엘리자베스1세' 읽는 이유  
▲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여성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은행의 여성 임원 유리천장은 생각보다 두껍다. 최근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금융권 통계자료를 보면 은행 입사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많다. 실제 영업점 창구를 보면 여성 행원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상부 구조는 확연히 다르다. 남성 임원이 여성 임원의 27배나 많다.

그 많은 젊은 여성 은행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출산과 육아라는 현실적 이유로 자의든 타의든 은행을 그만뒀다. 은행권 노조 관계자는 "재무나 여신 등 핵심 부서는 여전히 '금녀(禁女)의 벽'이 있다"며 "출산·육아가 여성의 경력 단절에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1남1녀를 둔 권 행장 역시 위기가 있었다. 권 행장은 취임후 인터뷰에서 "출산휴가로 3개월이 주어졌지만, 1개월만 쓰고 나와야 했다"며 "토요일까지 근무하고 이튿날인 일요일에 둘째를 낳았다"고 말했다. 또 권 행장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뜻하는 유리천장에 관해서는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하이카운트 업무 등 여성에게 주는 업무가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항상 미리 공부를 하고 남성들과 똑같은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요구했다. 가정주부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금융연수원의 통신연수의 모든 과정을 거쳤다 ”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은행에서 '유리천장' 파열음은 곳곳에서 들린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은 창립 후 최초 여성 임원을 배출했고 금융공기업 캠코에도 첫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수출입은행은 상반기 정기인사 책임자급 승진 대상자 26명 중 14명(54%)을 여성 직원으로 선임했다. 특히 수출입은행의 전체 그림을 그리는 자리인 기획부 조직예산팀장에 여성을 앉혀 주목받았다. 현재금융권의 임원 성비비율은 남성 22대 여성 1이다. 다소 개선된 것이 이 수치다.

권 행장은 '박근혜 코드'에 힘입어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권 행장은 취임식 직후 인터뷰에서 “인사에서 큰 변화를 이룰 필요는 없다"며 "이번 인사는 족한 자리를 채우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권 행장이 사실상 ‘첫 여성 행장’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안정적 인사'를 선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코드'를 고려해 여성을 등용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일부라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 행장은 요즘 ‘제국의 태양 엘리자베스 1세’를 읽는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1세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롤모델이기도 하다. 권 행장은 취임식 이후 기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최근 제가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 된 이후 금융권에서 여성 인재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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