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은 기업가치의 주요 잣대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는 주가가 2019년 오히려 하락했다.
대우건설 주가는 30일 4740원에 2019년 거래를 마감했다. 1월2일 종가 5440원보다 12.87% 낮다.
대우건설 주가가 액면가인 5천 원보다 낮은 수준에서 한 해 거래를 마친 것은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 졸업 전인 2002년 12월 이후 17년 만이다.
김 사장은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 대형건설사를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으로 대우건설의 내실을 다지고 매물가치를 높일 적임자로 꼽혀 2018년 6월 대우건설 사장에 올랐다.
2019년 취임 2년차를 맞아 대우건설 기업가치 확대를 위해 힘썼으나 결과적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다만 올해 국내외 주력사업뿐 아니라 신사업에서도 경쟁력 강화 기반을 마련해 2020년 이후 기업가치 확대를 향한 기대감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는다.
김 사장은 우선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내 주택사업에서 2019년 2만 세대 넘게 분양하며 2020년 이후 실적 개선의 토대를 만들었다.
김 사장은 2019년 주택공급 물량을 2018년보다 50%가량 늘렸는데 대우건설이 한 해 2만 세대 넘게 분양한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2~3년 동안 주택공급 실적이 감소한 건설사는 내년 주택사업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데 대우건설은 2019년 주택공급을 크게 늘리며 2020년 주택부문의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키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초로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 원청 참여를 확정하며 해외사업을 향한 기대감도 높였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국가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천연가스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우건설은 원청수주를 확정한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관련 수주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사장은 최근 리츠(REITs)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준비도 마쳤다.
리츠는 부동산투자신탁(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줄임말로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펀드를 뜻하는데 김 사장은 신성장동력으로 리츠사업 진출을 추진했다.
대우건설은 2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인 ‘투게더투자운용’ 설립 본인가를 받았는데 김 사장은 투게더자산운용을 기반으로 대우건설을 단순 시공과 함께 부지매입·기획·설계·마케팅·시공·사후관리까지 하는 부동산 종합개발업체(디벨로퍼)로 키울 꿈을 꾸고 있다.
▲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두번째)이 10월19일 이라크항만청에서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 제작장 조성공사’ 계약을 맺은 뒤 사파 알 파야드 이라크항만청 사장(왼쪽 두번째)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우건설>
증권업계도 국내 주택공급 확대, 해외 플랜트사업 경쟁력 강화, 리츠 등 신사업 진출 등을 향한 대우건설의 변화에 긍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해외수주 확대 모멘텀을 지닌 동시에 국내 신도시 관련 사업과 투게더투자운용을 통한 리츠사업을 향한 기대감이 있다”며 대우건설을 2020년 건설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
대북사업 기대감이 2020년 대우건설 주가를 다시 한 번 움직일 수도 있다.
대북사업 기대감은 2018년 남한과 북한의 관계에 훈풍이 분 이후 건설업종 주가의 최대 변수로 자리 잡았는데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내년 11월 열리는 미국 대통령선거에 따라 다시 한 번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김 사장은 2020년 1월이면 3년 임기의 절반을 돈다.
이는 김 사장이 그동안 기업가치 확대를 위해 진행한 노력들을 시장에서 인정 받기 위한 시간이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18년 비전선포식에서 발표한 ‘수행역량 고도화’ ‘마케팅역량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경영인프라 혁신’을 4대 핵심전략으로 삼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강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가치 강화를 위해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