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황 회장과 가까운 인사가 KT 회장에 오르게 되면 KT 개혁을 향한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한 구석에서 나온다.
이번에 명단이 공개된 후보 가운데 5명은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이 2014년 1월 회장에 취임한 이후 함께 일한 사람들이다.
다음 회장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현직 KT 인사 3명 가운데 구 사장과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은 황 회장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로 황 회장과 가까운 사이다.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 부사장은 황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던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과 표현명 전 KT T&C부문 사장 또한 황 회장 밑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다. 임 전 사장은 2014년 커스터머부문장 부사장 및 매스총괄 사장을 지냈고 표 사장은 2013년 잠시 KT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며 2014년 KT렌털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7명 가운데 황 회장과 KT에서 함께 일하지 않은 사람은 김태호 전 KT IT기획실 실장(서울교통공사 사장)과 최두환 전 KT종합기술원 원장 2명뿐이다.
최 원장은 KT에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몸담았고 김태호 전 사장은 1986년 KT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2010년 하림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황 회장과 함께 일하지는 않았다.
물론 KT 회장을 둘러싼 정치권 외압과 낙하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정치권과 전혀 연관이 없는 KT 내부 출신인사가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도 KT 내부에서는 폭넓게 퍼져있다.
KT는 2002년 민영화됐지만 이후 KT그룹을 이끌 회장을 선임할 때마다 정치권의 영향을 받았다는 비판이 있었다. 퇴임할 때도 각종 비리와 정치권과 연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남중수 KT 전 대표이사 사장은 납품비리에 연루돼 중도 사퇴했고 이석채 전 KT 대표이사 회장은 10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등 유력인사의 가족이나 친인척을 부정채용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황 회장도 3일 업무상 배임과 횡령, 뇌물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KT 내부의 한 관계자는 “정치력을 갖춘 인사를 뽑자니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다고 보일 수 있고 그렇다고 내부 인사를 뽑자니 황 회장의 그림자가 걷히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어 이사회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임기가 아직 남은 이사들은 마음이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