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이 BNK부산은행 등 계열사의 모바일서비스를 연계하고 기능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통합 디지털금융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방은행지주의 지역적 한계를 넘고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대형 시중은행이 아닌 인터넷전문은행을 경쟁상대로 두고 디지털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23일 BNK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그룹 차원에서 모바일앱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합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BNK부산은행 모바일앱 ‘썸뱅크’의 비대면 계좌개설과 대출, 간편결제 등 기능이 소비자들에 주목받아 성장 잠재력을 보이자 그룹 차원의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썸뱅크는 카카오뱅크나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은행서비스”라며 “경쟁 시중은행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썸뱅크는 9월 기준 가입자 100만 명을 넘긴 모바일서비스다. 단순한 인터넷뱅킹앱이 아니라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전문은행’이라는 차별점을 앞세우고 있다.
영업점 없이 비대면으로 모든 거래절차를 처리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와 유사하다.
BNK금융그룹이 모바일 플랫폼 통합작업을 마무리하면 BNK경남은행과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등 다른 계열사의 서비스도 하나의 앱으로 연계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완 회장은 저금리기조가 장기화하고 지역 경기침체가 이어지자 BNK금융그룹의 기존 사업구조와 영업방식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디지털 플랫폼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금리에 민감한 은행과 대출사업에 실적이 편중되어 있고 지역은행 특성상 부산과 울산, 경상남도지역 고객에 의존이 높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산업 부진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점은 더욱 부정적이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은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영업점을 늘리지 않아도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BNK금융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BNK금융 관계자는 “은행산업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디지털 분야에서 성장기회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플랫폼에 지역적 제약이 없는 것은 장점이지만 BNK금융그룹이 대형 시중은행의 모바일서비스와 인터넷전문은행을 상대로 맞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BNK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이 비대면으로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시중은행처럼 다양한 계열사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을 키워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김 회장이 핀테크기업에 투자를 늘려 BNK금융그룹 계열사와 협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모바일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BNK금융그룹은 최근 부산광역시와 협력해 핀테크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직접 핀테크기업에 투자하고 BNK금융 계열사와 핀테크기업의 협력사업도 진행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BNK금융그룹이 9월 내놓은 21조 원 규모의 혁신성장기업 금융지원 계획에도 디지털 혁신과제 지원을 통해 핀테크기업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김 회장이 BNK금융의 핀테크기업이나 디지털 플랫폼업체 인수를 추진해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NK금융그룹 차원의 디지털 플랫폼 통합과 기술 개발은 지난해 김 회장이 주도해 설립한 디지털 금융서비스 연구조직 ‘BNK 디지털혁신센터’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