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수소연료전지차 열정이 2020년 대중화 선언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를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개발 14년만에 투싼ix로 유럽시장에 진출한 데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앞으로 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비싼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쏟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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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는 17일 경기 용인시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투산 수소연료전지차 미디어 발표회'를 열어 친환경차 개발 장기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차 개발 착수 이후 14년 만인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투싼ix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투싼ix는 유럽연합(EU)의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미 독일 영국 등 유럽시장에 투싼ix 75대를 수출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오는 6월 광주시에 투싼ix 15대 판매를 시작으로 올해 총 40대의 수소차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미 서울 대전 광주 등에 직영서비스센터를 구축했으며 수소연료전지 전문 서비스인력을 80명을 확보한 상태다. 수소차 보급 속도에 발맞춰 서비스센터 추가 인력 확보에도 나선다..
곽진 국내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머지않아 수소차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총 1만대 이상의 수요전지차를 국내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소차를 대중화하는 데 치명적 약점이 있다. 바로 가격이다. 투싼ix의 가격은 1억5천만 원이다. 6천만 원의 파격적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 해도 9천만 원에 판매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현대차는 제품가 인하로 탈출구를 마련하려고 한다.
제품가를 인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라인업은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로 이뤄진다. 현대차는 이날 라인업 구축을 통해 친환경차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친환경차는 핵심부품을 공통으로 사용한다. 결국 수소차 개발이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을 개발하는 것의 연장선에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현대차의 라인업 강화가 개발비를 줄이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도요타 등 외국기업들보다 후발주자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협력사들과 긴밀한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현대차는 이미 친환경차 주요 부품 거의 대부분을 국내 200여 개 협력사를 통해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 환경기술센터 이기상 전무는 "경쟁사의 기술력을 벤치마킹해 이제는 오히려 글로벌업체들이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력을 보고 배우고 있다"며 "이는 친환경차 시장에 시사하고 있는 바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연료전지 스택 등 친환경차 핵심 부품을 주로 외부업체에서 구매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핵심 부품을 자체개발하고 국내에서 생산한다"며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까지 판매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친환경차 판매량을 2만6천 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2016년부터 차세대 친환경차로 진화를 거듭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수소차 글로벌시장 규모는 5만9천 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까지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대차는 수소차의 궁극적 가격목표를 디젤차 대비 10% 높은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국내 시장 수소차 대중화 장기 전략을 세웠다. 국내 시장에서 ▲초기도입(2014~2017년) ▲보급확대기(2018~2019) ▲대중화기(2020~2025)으로 나눠 단계 성장을 이끌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