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이 인도의 초저가 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한다.
LG전자는 북미시장을 제외하면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존재감이 미약한데 인도를 시작으로 신흥국의 초저가 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해 스마트폰사업의 반등기회를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
4일 모바일 전문매체 91모바일(91Mobiles) 등 외신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 전용 초저가 스마트폰을 6월 안에 출시한다.
LG전자가 인도에 초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으로만 판매될 스마트폰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경쟁사의 초저가 스마트폰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에서 점유율을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10만 원에서 30만 원대의 초저가 스마트폰으로 인도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왔다.
LG전자는 단순히 가격 수준을 낮게 책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 최신 기술도 탑재해 초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내놓는 온라인 전용 신제품은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되고, 후면에는 지문인식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풀비전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AI) 기능도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칩은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 G와 V 시리즈에 적용된 여러 기능 탑재도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91모바일은 “LG전자의 이번 온라인 판매용 저가 스마트폰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인도시장에서 꾸준히 중저가 스마트폰과 G, V 시리즈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을 출시해왔으나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했다.
권 사장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마트폰 수요가 성장하는 인도시장의 스마트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초저가 제품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에서 지위를 회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올해 2월 말 MC사업본부 기자간담회를 열었을 당시 “인도 등 신흥시장 쪽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주요 시장에서 입지 회복이 우선이지만 이후 신흥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힐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는 이번 초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인도뿐 아니라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시장은 전반적으로 시장이 성숙한 북미나 유럽, 국내시장과 비교해 성장 전망이 밝은 스마트폰시장으로 꼽힌다. 방글라데시는 올해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하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최근 삼성전자와 중국 샤오미, 오포 등도 여러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통해 동남아와 인도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중저가 제품을 통해 신흥시장을 개척하는 일이 스마트폰시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6분기 연속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은 동남아와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바라봤다.
권 사장이 MC사업본부를 맡은 뒤 스마트폰 생산거점을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한 것 또한 이러한 전략적 움직임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생산거점이 베트남에 있으면 값싼 인거비로 비용을 절감해 스마트폰 가격 경쟁력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다. 인도나 동남아시아 수출에 따른 운송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의 지리적 이점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극대화해 스마트폰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