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좋지 않다. 불황인지 여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국내 경기가 침체되어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기업은 당장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초특급 인재를 원하는데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은 아주 드물다. 설사 그러한 사람을 찾았다고 해도 몸값 경쟁이 치열하다. 채용 시장에 넘쳐나는 사람들은 기업이 외면하고 기업이 찾는 사람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수요, 공급 간 인력 불균형이 심한 이때 초특급 인재가 아니어도 기업은 어떠한 사람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황일 때 기업이 찾는 인재 이른바 ‘불황형 인재’를 알아보기 위해 14일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 헤드헌터들이 좌담회를 열었다.
정민호 이사(이하 정) “경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국, 중국, 독일, 일본에서 경기 호황에 따른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국내 산업을 이끄는 동력이 많이 상실된 것 같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내부 체질 개선을 통해 극적 전환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희망 사항일 듯하고 실제 기업에서는 이런 불경기에 어떠한 사람을 찾는지 궁금하다.”
윤문재 본부장(이하 윤) “현재 내수 소비, 투자가 모두 위축되어 있다. 안정적인 유가, 환율, 금리를 이용하면 호황으로 갈 수 있는데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반도체 수출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전체 성장률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불황이 닥치면 기업은 단기적으로 성과 중심의 경영을 하고, 중기적으로 기업체질 개선과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장기적으로 미래 성장의 먹거리를 창출하는데 에너지를 쏟는다. 그리고 채용도 이러한 경향에 맞춰 이뤄진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업은 성과를 견인할 수 있는 영업 전문가를 많이 찾는다. 국내 시장 침체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 다음으로 많이 찾는 직군이 마케팅이다.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이 아니라 매출을 견인하고 성과를 연동시킬 수 있는 실전적 마케팅 전문가를 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효과가 바로 나오고 기존 마케팅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를 찾는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자금이 회전해야 하기 때문에 요즘 금융 분야에서 제일 많이 찾고 있는 직군이 해외대체투자 전문가이다.
해외대체투자 전문가란 해외 부동산 또는 사회기반시설 쪽에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시장조사와 투자검토보고서 작성 업무를 수행하므로 해외시장과 관련한 네트워크나 통찰력이 필요하다. 또한 투자 관련 계약, 해외대체투자 자산, 리스크 등을 관리하기 때문에 일정한 경력이 요구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인수합병 전문가가 필요하다. 기업은 인수합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시도한다. 장기화된 저성장기조 아래 기업 내부역량을 통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어서 성장동력을 외부에서 수혈하려 애쓴다.
또 조직에 필요한 핵심인력을 발굴할 수 있는 채용 전문가도 원한다. 인적자원관리 전문가와 채용전문가 모두 필요하다. 물론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경영 효율화가 필수적이므로 프로세스혁신(PI) 전문가나 회계사도 필요하다.”
이영미 본부장 “기업은 동일한 직무라도 불황일 때 어떻게 운용할까 고민한다. 예를 들어 불황일 때 전략기획 직무 과제는 사업구조를 바꾸고 사업 아이템을 변경하는 것으로 바뀐다. 어떤 특정 직무가 많이 뽑힌다기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업무가 변경된다.”
윤 “동의한다. 전략기획이라는 직무는 호황일 때나 불황일 때나 모두 필요한 직무인데 수행과제가 달라지는 것이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불황일 때 인사의 역할은 구조조정 계획을 짜는 것이다.”
정 “직무는 같은데 역할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말인가?”
이영미 본부장 “그렇다. 같은 직무라도 그 역할을 해봤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채용 여부를 판단한다.”
이정선 본부장 “불황, 호황에 따라 채용 트렌드가 바뀌는 것도 있겠지만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영향도 큰 것 같다. 시장이 크게 변화되면서 기업들이 사업 확장에 따른 인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해 기업 내부에 직무전문가를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윤 “불황, 호황에 상관없이 거시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일의 성격과 구성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영미 본부장 “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로 더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변화된 양상이다. 인수합병도 해외 사업 쪽으로 비중이 옮겨 가서 글로벌 인재를 뽑기 원한다.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인재도 좋지만 외국 시장을 개척한 사람이 더 높게 평가 받는다.”
윤 “해외 세일즈를 위해 글로벌 판매 전문가, 글로벌 마케터가 필요하다. 글로벌 마케터란 온, 오프라인의 글로벌 통합마케팅 전략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마케팅, 브랜딩, 디지털마케팅 등에서 전문성을 갖고 외국어를 비롯한 글로벌 역량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영미 본부장 “글로벌 인재가 지금 불황에 필요한 인재일 수 있다. 요즘 미국 변호사를 많이 찾는 것도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 계약, 소송, 특허, 분쟁에 대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었다. 다만 예전에는 이러한 업무를 로펌에 맡겼다면 이제는 내부적으로 수행하려 한다.”
정 “왜 기업에서 직접 수행하려 하는가?”
이영미 본부장 “비용이 더 적게 들기 때문이다. 건수가 많아지면서 로펌이나 특허법인에 건마다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직원을 채용해 연봉을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승진 기자]
기업은 당장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초특급 인재를 원하는데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은 아주 드물다. 설사 그러한 사람을 찾았다고 해도 몸값 경쟁이 치열하다. 채용 시장에 넘쳐나는 사람들은 기업이 외면하고 기업이 찾는 사람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 이영미 커리어케어 본부장.
수요, 공급 간 인력 불균형이 심한 이때 초특급 인재가 아니어도 기업은 어떠한 사람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황일 때 기업이 찾는 인재 이른바 ‘불황형 인재’를 알아보기 위해 14일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 헤드헌터들이 좌담회를 열었다.
정민호 이사(이하 정) “경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국, 중국, 독일, 일본에서 경기 호황에 따른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국내 산업을 이끄는 동력이 많이 상실된 것 같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내부 체질 개선을 통해 극적 전환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희망 사항일 듯하고 실제 기업에서는 이런 불경기에 어떠한 사람을 찾는지 궁금하다.”
윤문재 본부장(이하 윤) “현재 내수 소비, 투자가 모두 위축되어 있다. 안정적인 유가, 환율, 금리를 이용하면 호황으로 갈 수 있는데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반도체 수출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전체 성장률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불황이 닥치면 기업은 단기적으로 성과 중심의 경영을 하고, 중기적으로 기업체질 개선과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장기적으로 미래 성장의 먹거리를 창출하는데 에너지를 쏟는다. 그리고 채용도 이러한 경향에 맞춰 이뤄진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업은 성과를 견인할 수 있는 영업 전문가를 많이 찾는다. 국내 시장 침체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 다음으로 많이 찾는 직군이 마케팅이다.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이 아니라 매출을 견인하고 성과를 연동시킬 수 있는 실전적 마케팅 전문가를 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효과가 바로 나오고 기존 마케팅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를 찾는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자금이 회전해야 하기 때문에 요즘 금융 분야에서 제일 많이 찾고 있는 직군이 해외대체투자 전문가이다.
해외대체투자 전문가란 해외 부동산 또는 사회기반시설 쪽에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시장조사와 투자검토보고서 작성 업무를 수행하므로 해외시장과 관련한 네트워크나 통찰력이 필요하다. 또한 투자 관련 계약, 해외대체투자 자산, 리스크 등을 관리하기 때문에 일정한 경력이 요구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인수합병 전문가가 필요하다. 기업은 인수합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시도한다. 장기화된 저성장기조 아래 기업 내부역량을 통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어서 성장동력을 외부에서 수혈하려 애쓴다.
또 조직에 필요한 핵심인력을 발굴할 수 있는 채용 전문가도 원한다. 인적자원관리 전문가와 채용전문가 모두 필요하다. 물론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경영 효율화가 필수적이므로 프로세스혁신(PI) 전문가나 회계사도 필요하다.”
이영미 본부장 “기업은 동일한 직무라도 불황일 때 어떻게 운용할까 고민한다. 예를 들어 불황일 때 전략기획 직무 과제는 사업구조를 바꾸고 사업 아이템을 변경하는 것으로 바뀐다. 어떤 특정 직무가 많이 뽑힌다기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업무가 변경된다.”
윤 “동의한다. 전략기획이라는 직무는 호황일 때나 불황일 때나 모두 필요한 직무인데 수행과제가 달라지는 것이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불황일 때 인사의 역할은 구조조정 계획을 짜는 것이다.”
정 “직무는 같은데 역할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말인가?”
이영미 본부장 “그렇다. 같은 직무라도 그 역할을 해봤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채용 여부를 판단한다.”
이정선 본부장 “불황, 호황에 따라 채용 트렌드가 바뀌는 것도 있겠지만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영향도 큰 것 같다. 시장이 크게 변화되면서 기업들이 사업 확장에 따른 인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해 기업 내부에 직무전문가를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윤 “불황, 호황에 상관없이 거시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일의 성격과 구성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영미 본부장 “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로 더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변화된 양상이다. 인수합병도 해외 사업 쪽으로 비중이 옮겨 가서 글로벌 인재를 뽑기 원한다.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인재도 좋지만 외국 시장을 개척한 사람이 더 높게 평가 받는다.”
윤 “해외 세일즈를 위해 글로벌 판매 전문가, 글로벌 마케터가 필요하다. 글로벌 마케터란 온, 오프라인의 글로벌 통합마케팅 전략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마케팅, 브랜딩, 디지털마케팅 등에서 전문성을 갖고 외국어를 비롯한 글로벌 역량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영미 본부장 “글로벌 인재가 지금 불황에 필요한 인재일 수 있다. 요즘 미국 변호사를 많이 찾는 것도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 계약, 소송, 특허, 분쟁에 대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었다. 다만 예전에는 이러한 업무를 로펌에 맡겼다면 이제는 내부적으로 수행하려 한다.”
정 “왜 기업에서 직접 수행하려 하는가?”
이영미 본부장 “비용이 더 적게 들기 때문이다. 건수가 많아지면서 로펌이나 특허법인에 건마다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직원을 채용해 연봉을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