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04-10 15:47:45
확대축소
공유하기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가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을 확대해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와 약물의 장점을 결합한 ‘항체약물복합체(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제약바이오회사들로부터 많은 시선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10일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매년 2~3건의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해 안정적으로 기술료를 받는 것이 레코켐바이오의 주요 사업모델”이라고 말했다.
항체약물복합체란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형태의 신약 개발 기술 플랫폼이다.
특정 균이나 질환에만 대응하는 항체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의 장점을 더한 기술로 일부 환자들에게만 효과를 보이는 기존 항체의약품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무수히 많은 항체와 약물을 접합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항체약물복합체 ‘링커’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링커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항체의약품을 보유한 다양한 글로벌 제약바이오회사들과 공동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무작위로 항체와 독성물질이 결합했었던 1세대 기술과 달리 특정 부위에만 독성물질을 결합해 단일한 항체약물복합체를 개발할 수 있다”며 “자신들의 항체 변형을 꺼려온 글로벌 제약사들과 수월하게 공동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고켐바이오는 2006년에 설립된 항체약물복합체 개발 전문기업이다. 2012년 항체약물복합체 기술로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했고 그 성과로 2013년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레고켐바이오를 세운 김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제약 분야 전문가로 LG생명과학 신약연구소장을 지낸 인물이다.
김 대표가 이끄는 레고켐바이오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실적은 좋지 못하다.
레고켐바이오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52억 원, 영업손실 159억 원을 냈는데 2017년보다 매출은 31억 원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오히려 61억 원 늘었다. 적자행진은 수년 째 지속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수출을 늘려 실적을 점진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3월 일본 제약사 밀레니엄파마슈티컬에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을 적용한 3개 물질의 글로벌 판권을 약 4550억에 기술수출했다. 최대 82억 원을 선급금으로 받고 임상단계에 따라 4470억 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2~3건의 항체약물복합체를 추가로 기술수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LCB17-0877’은 최근 미국에서 임상1상에 진입했는데 올해 안에 기술수출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폐섬유증은 폐의 일부가 굳어지는 병으로 환자 절반 정도가 5년 이내 사망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아 치료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항암제 ‘LCB71’도 올해 안에 기술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CB71은 레고켐바이오의 항체약물복합체 기술,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기술이 모두 접목돼 글로벌 제약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기술수출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신약의 성공 가능성도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레고켐바이오의 항체약물복합체 플랫폼 기술은 확장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더 많은 글로벌 제약기업들과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 레고켐바이오의 본격적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3월에 성사된 기술이전으로 상업화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인정받는 확실한 레퍼런스(실제 사용하는 고객)가 생긴 것”이라며 “앞으로 항체약물복합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사업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