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신규수주가 크게 줄어들면서 시장에서 우려가 나오자 현대건설이 수주실적이 좋았던 지난해 1분기와 단순비교에 따른 착시효과라고 반박했다.

1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데다 지난해 1분기 수주실적이 이례적으로 좋아 올해 1분기와 단순비교되면서 수주가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1분기 수주감소 우려에 "지나치다" 반박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악화한 해외건설 영업환경 때문에 올해 수주목표 27조6900억 원과 매출목표 19조2천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이 올해 1분기에 거둔 수주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감소한 3조736억 원이다. 이는 올해 목표치의 9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수주액을 제외하면 현대건설의 수주액은 1조234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나 줄었다.

현대건설은 국내 수주액이 늘었지만 해외 수주액은 급감했다. 현대건설에서 해외수주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86.5%에서 39.5%로 줄었다. 현대건설은 매출의 70%를 해외부문에서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현대건설은 회계기준상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분기는 전통적으로 수주 비수기”라며 “건설사는 보통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수주가 성사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올해 1분기 수주액이 급감한 것으로 보이는 현상은 지난해 1분기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착시효과“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월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협력해 60억4천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가운데 22억6500만 달러(37.5%) 규모의 공사를 맡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를 제외한 예년실적과 비교하면 올해 수주실적 진행률은 큰 차이 없다”며 “건설회사는 연간실적으로 평가해야지 분기별로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 현대건설의 향후 실적을 놓고 전망은 엇갈린다.

박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올해 11개 주택사업이 착공되고 있고 수익성이 양호한 대형 프로젝트가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251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7%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미 KTB증권 연구원도 "해외 적자 프로젝트의 준공과 국내사업의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연내 안정적 실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반면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주택을 비롯한 건축부문과 전력, 토목 등이 선전하고 있으나 플랜트 일부 사업장의 원가율 상승과 공사대금 회수가 손익개선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