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를 선보이며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LG전자도 접는 스마트폰 출시를 고려 중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가격대를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상용화 성공의 보증수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접는 스마트폰 상용화 힘쏟고 LG전자는 기다리고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3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2월25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삼성전자의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가 단연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유리벽 안에 갤럭시 폴드를 배치했다. 일반 관람객이 갤럭시폴드를 체험할 수 없었지만 삼성전자가 구체적 스펙을 밝히고 실물을 공개한 만큼 관람객의 반응은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폴드를 향한 누리꾼들의 반응도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선보인 어떤 스마트폰보다 폭발적이다. 

누리꾼들은 갤럭시폴드 영상이 공개 된 뒤 인터넷 게시판 댓글창에 ‘삼성 전력질주했네. 비싸도 사고싶다.’, ‘이래도 대기업 규제할꺼냐. 삼성전자가 자랑스럽다.’ ‘이번 기회에 중국 추격 확실하게 따돌리고 애플도 넘어서길 바란다.’ 등의 감상평을 남겼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 화웨이도 접는 스마트폰 ‘메이트X’를 내놓았지만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좀 더 우위라는 평가가 많다. 

메이트X는 화면이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을 채택했다. 삼성전자가 선택한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은 접었을 때 곡률이 3할 수준으로 5할 수준인 아웃폴딩보다 구현하기 어렵다.

또 인폴딩은 접었을 때 패널이 완전히 맞닿아야 하기 때문에 까다로운 기술력이 요구된다. 아웃폴딩은 결국 디스플레이를 바깥으로 ‘펴는’ 것이기 때문에 뒤틀림 현상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도 아웃폴딩 방식을 선택했다면 이미 몇 년 전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놨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삼성 관계자는 “한참 전에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렸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 공개를 계기로 접는 스마트폰시장 선점을 통해 애플에 앞서는 기술력을 과시하며 최근 위협받고 있는 세계 1위 스마트폰 사업자의 지위를 공고히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시장이 접는 스마트폰을 원한다면 내놓을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이 있다는 점을 꾸준히 밝혀왔다. 다만 수요가 많지 않은 초기에 많은 개발비용을 들이면서 서둘러 진입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은 “롤러블 TV도 내놓을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데 폴더블, 롤러블 스마트폰도 만들 수 있지 않겠냐”며 “하지만 폴더블 스마트폰의 시장 규모가 커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당장 내놓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접는 스마트폰이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주목을 받고 있어 LG전자도 예상보다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은 인폴딩 3할, 아웃폴딩 5할 정도인데 앞으로 1할과 2할, 두 번 접히는 스마트폰 등으로 시장이 발전하면 새로운 기술이 요구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는 스마트폰의 상용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수요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서는 높은 가격대부터 개선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 출고가가 1980달러(약 222만 원) 수준부터 시작된다고 밝혔고 화웨이는 메이트X 가격을 이보다 70만 원 더 비싼 2299유로(약 292만 원)으로 책정했다.

소비자들은 웬만한 가전제품 한 대 값을 호가하는 가격을 놓고 ‘접는 스마트폰이 일반인을 위한 스마트폰이 아니다,’ ‘이런 건 2세대부터 사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가격은 1980달러로 소비자 관점에서 다소 부담스럽다"고 바라봤고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시행착오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 가격을 현실적으로 낮춰 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