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증권사들이 유능한 애널리스트를 잡기 위해 높은 몸값을 지불하며 경쟁을 벌이는 일도 많았다.
▲ 강성부 KCGI 대표.
그러나 증권업계가 예전 같지 않으면서 애널리스트이 증권사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 가운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강성부 대표가 대표적이다.
KCGI는 한진칼과 한진의 2대주주다. 3월 열릴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회장 일가와 한진그룹을 겨냥한 공세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아직까지 KCGI의 목적과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토종 행동주의 펀드로서 이례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KCGI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국내에서 토종 행동주의 펀드의 앞날이 정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강성부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증권, 동양종금증권을 거친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서 채권분석팀장과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을 지냈으며 2015년 LIG그룹의 사모펀드인 LK파트너스 대표로 취임했다.
강 대표는 주목받는 애널리스트에서 사모펀드 대표로 변신한 이유를 놓고 “훈수만 둬왔던 애널리스트의 삶에서 투자를 실행하는 시장 플레이어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배구조에 관심을 둬왔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된 요인을 다른 곳에서 찾을 게 아니라 국내 기업의 후진적 지배구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2005년에는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보고서를 내며 유명세를 탔고 2012년 신한금융투자로 둥지를 옮겼다.
강 대표는 지난해 7월 LK파트너스 대표를 그만두고 기업 지배구조 전문 투자회사를 새로 만들어 독립했다.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공헌하고 싶다는 평소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다.
KCGI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다.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회사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