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임단협 타결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4대 은행으로 꼽히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임단협 합의를 이뤄냈다. 나머지 3개 은행의 임단협은 올해를 넘겨야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손 행장은 중요 사안마다 노조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임단협에서도 손 행장은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임단협에서 임크피크제의 진입시기가 중요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사측이 노조의 의견을 수용해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를 1년 늦춰 만 56세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손 행장과 노조는 부딪히는 일이 없고 소통도 원활하다”며 “서로가 직원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갖췄기 때문에 임단협도 조기에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 행장과 노조는 내년에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체제에서도 돈독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임단협을 꼽지 않더라도 노조가 손 행장의 지주사 회장 겸직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손 행장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도입하는 등 올해 중요한 문제를 두고 서로를 지지하며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노조의 지지는 손 행장의 지주사 경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직원들로 이뤄진 우리사주조합은 11일로 마감된 자사주 매입 신청을 통해 약 2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모았다.
우리사주조합이 이 자금으로 지분을 매입하면 우리사주조합의 우리은행 지분율은 7%에 이르게 된다.
손 행장으로서는 예금보험공사(18.43%), 국민연금(9.29%)의 뒤를 있는 대주주를 우군으로 삼는 셈이다.
게다가 우리은행 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외부에 실적 성장에 관한 자신감으로 비쳐질 수 있어 우리금융지주 주가 부양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손 행장과 노조의 사이 좋은 동행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이전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가 경영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노사관계가 ‘사측 대 노조’가 아닌 ‘정부 대 노사’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지금도 노사 관계가 좋다”며 “손 행장이 올해처럼 노조를 챙긴다면 우리금융지주체제에서도 노조의 지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