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사장이 중국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그의 거취에도 시선이 몰린다.
12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강 사장 임기가 2019년 3월23일 끝난다.
강 사장은 2017년 2월 선임돼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을 총괄해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따른 중국사업 타격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중국 전문가'인 강 사장을 선임했다고 업계는 바라봤다.
강 사장은 2014년 8월부터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까지 약 3년 동안 차이나사업본부장으로서 중국 백화점사업을 이끌어왔다.
강 사장은 중국 백화점사업을 놓고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그는 2015년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면서 기자와 만나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중국 백화점사업 현황을 보고 드렸는데 좋은 점포가 매물로 나오면 적극적으로 인수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며 “롯데그룹의 중국 백화점사업이 2018년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롯데그룹의 중국 백화점사업은 적자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부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중국에서 영업손실 450억 원을 냈다. 지난해보다 적자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다.
롯데쇼핑은 2011년 톈진에 단독으로 중국 백화점 1호점을 낸 뒤 2014년 선양점까지 모두 5개 백화점을 출점했지만 현재 중국 백화점사업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백화점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데다 중국 정부가 사드보복으로 롯데백화점에 불리한 규제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국 백화점사업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중국 톈진 롯데백화점.
강 사장이 다시 한 번 유임해 롯데쇼핑의 중국 백화점사업 조정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롯데쇼핑이 호텔롯데, 롯데자산개발 등과 손잡고 중국 청두에 2만 평의 부지를 매입해 주상복합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점도 강 사장의 유임에 힘을 싣는 요인일 수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 사업을 가리켜 “우리의 꿈이 담겨 있는 사업”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는데 강 사장의 중국 전문가로서 역량이 좀더 요구될 수 있다는 말이다. 롯데그룹은 중국 청두 프로젝트에 약 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강 사장이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을 이끈 뒤부터 국내 백화점사업 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유임에 긍정적 요인이다.
국내 백화점시장은 현재 성장이 크게 둔화했는데 강 사장이 국내 백화점사업의 내실을 다지면서 백화점사업의 경쟁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올해 3분기 국내 백화점사업에서 기존점의 실적이 늘고 판촉비를 아끼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소비의 양극화 흐름이 가속화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고 있으며 2019년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새로 개장하는 만큼 롯데쇼핑이 국내 백화점사업에서 추가적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강 사장이 국내 백화점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일하며 그룹 안에서도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한다”며 “강 사장의 성과가 중국 사업만으로 평가받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