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직접 그런 방향을 들면서 현대모비스의 과감한 '변신'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정 총괄 수석부회장은 5월에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모비스는 대규모 인수합병은 물론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기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수평적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전기장비(전장) 분야 등 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올해 8월 자율주행 센서 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한 스타트업에 8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계약을 체결했을 뿐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사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현대모비스가 인수합병에 나설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향후 내놓을 지배구조 개편안에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 방안 등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지분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투자계획을 실행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한동안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임 사장의 마음이 더욱 다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보다 더욱 위중한 산업생태계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와 달리 여러 글로벌 자동차부품기업들의 인수합병은 활발하다.
자동차부품기업인 한온시스템은 9월 말에 글로벌 3위 부품기업인 캐나다 마그나그룹으로부터 약 1조4천억 원을 들여 유압제어사업부를 인수했다.
일본 자동차부품기업인 칼소닉칸세이도 최근 FCA가 소유한 부품기업 마그네티마렐리를 약 8조500억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