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 짓기 위해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 회장은 금융과 산업의 분리 원칙과 롯데카드의 경영권을 모두 지키기 위해 롯데지주에서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을 롯데그룹 내부에서 소화하는 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배구조를 개편하가 위해 롯데케미칼의 롯데지주 편입에 이어 롯데카드의 매각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보험업을 하는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롯데지주의 롯데카드 지분(93.8%)을 처분해야 한다.
신 회장은 신용카드업황 악화에도 내부 거래를 통해 롯데카드 경영권을 지키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롯데카드에 애착을 보여온 데다 카드회사가 지닌 장점과 롯데그룹안에서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카드 대표들만 봐도 신 회장의 롯데카드 애착을 엿볼 수 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와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이사는 모두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들이다.
김 대표는 롯데그룹에서 외부 출신으로 9년 동안 롯데자산개발 최고경영자를 지낸 롯데 최장수 최고경영자다. 채 전 대표는 롯데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롯데정잭본부 지원실장으로 10년 동안 일했다.
신 회장은 2017년 9월 롯데카드 매각설이 떠올랐을 때도 롯데카드로 베트남 카드회사 테크콤파이낸스를 인수해 매각설을 잠재우기도 했다.
게다가 카드회사는 신 회장이 관심을 두는 옴니채널 구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카드회사의 빅데이터와 결제 서비스 확보가 필요하다”며 “롯데쇼핑과 매출 시너지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이 지켜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신 회장이 롯데카드 매각의 방향을 내부로 잡았다면 롯데지주의 공정거래법 위반과 무관한 호텔롯데나 롯데물산 가운데 한 회사가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롯데물산보다는 호텔롯데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호텔롯데는 올해 초 롯데그룹의 또 다른 금융 계열사인 롯데캐피탈 지분 12.7%를 사들이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물산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신 회장이 롯데물산에 롯데카드를 넘길 계획이었다면 단기 차입금을 끌어오는 대신 롯데지주의 롯데카드 지분과 롯데물산의 롯데케미칼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가 2019년 9월까지 롯데케미칼 지분 인수에 사용한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해 롯데카드 매각에 나설 것"이라며 "롯데카드를 호텔롯데에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