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항공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연말인사에서 신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나온다.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의 방산사업 재편을 결정하며 항공사업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한화그룹은 2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 항공사업 양수, 한화정밀기계의 한화 공작기계사업 양수, 한화지상방산과 한화디펜스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정밀기계와 한화지상방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한화디펜스는 한화지상방산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사업 재편에 모두 2400억 원을 투입하는데 이 가운데 70%인 1700억 원을 항공사업을 양수하는 데 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의 항공사업부는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에서 착륙, 조정, 유압 등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사업 강화로 항공기 엔진 외에 항공 유압장치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하며 중장기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신현우 대표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한화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정통 한화맨'으로 2015년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방산 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합병후통합(PMI)팀장을 맡으면서 존재감을 보였다.
한화에서 30년 넘게 일하며 주로 방산업무를 맡았고 삼성그룹의 방산 계열사 인수 뒤에는 사실상 한화그룹의 방산사업을 이끄는 등 한화의 방산사업 성장에 기여했는데 이번에 또 다시 항공사업 강화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됐다.
항공사업은 한화그룹이 장기적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주요 방산업체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신 대표가 다른 사업보다 더 많은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월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5.99% 전량을 매각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인수할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인수하면 항공기엔진사업 등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어 한화그룹은 예전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이 항공사업 강화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당장의 지분 확대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내부 사업구조 재편이 먼저라고 판단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지분을 매각했다는 시장의 분석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월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매각해 현금 2363억 원을 확보했는데 이는 이번에 한화의 항공사업과 공작기계사업을 양수하는 비용 2400억 원과 대략 맞아 떨어진다.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은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출자회사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구조조정 절차가 종료된 출자회사는 시장 가격에 매각하는 것을 규정화하겠다”며 출자회사 매각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항공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연말인사에서 신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
신 대표는 2014년 12월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뒤 반년도 채 되지 않아 2015년 5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곧바로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총괄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대표는 2017년 말 한화그룹의 정기 임원인사 때도 사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당시에는 승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