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10-19 14: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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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현 비보존 대표가 신약 개발과 코스닥 상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성큼 다가서고 있다.
이두현 대표는 2008년 신약 벤처기업 비보존을 설립하고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전념했는데 최근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 이두현 비보존 대표.
이 대표는 진통제 신약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고 비보존을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비보존이 개발하고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오피란제린(VVZ-149)’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비보존이 개발하고 있는 오피란제린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 트랙(신속심사제도)으로 지정됐다.
비보존은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한 듯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의 패스트 트랙은 아직 충족되지 못한 의학적 요구가 현저한 질병에 대한 신약 개발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일 뿐이고 신약 개발의 성공 또는 높은 성공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지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보존의 모회사인 텔콘RF제약의 주가가 장중 22% 넘게 뛰는 등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오피란제린은 중독 등 기존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가 지닌 부작용이 없는 차세대 진통제다.
이두현 대표는 2008년 비보존을 설립하고 이후 오피란제린 개발에 매진해왔다.
이 대표는 1961년 생으로 통증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고려대학교에서 생물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통증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정진모 미국 텍사스 주립대 교수와 함께 통증 기전을 연구했다. 10년 동안 일라이릴리, 존슨앤존슨, 암젠 등 미국 대형 글로벌 제약사의 핵심 부서에서 혁신적 진통제 개발에 힘써왔다.
이 대표는 2008년 정경운 미국 남가주대학교 교수와 공동으로 비보존을 설립했고 설립 2년 만에 오피란제린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냈다.
오피란제린은 이미 한국과 미국, 유럽, 중국, 일본에서 물질특허를 등록했다. 현재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2b상을 끝내고 통계 분석을 실시하고 있으며 긍정적 임상 결과가 나오면 이후 임상3상이 시작된다.
이두현 대표는 “현재 미국 내 전문 컨설팅기관 2곳과 계약을 맺고 임상시험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임상3상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을 출시하면 기존 마약성 진통제시장을 대체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 문제는 미국의 대표적 골칫거리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제약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약성 진통제 처방 로비를 했고 이에 마약성 진통제 사용이 남발되고 있다. 2015년 기준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는 2억5천만 건이 처방됐다. 시장 규모만 11조 원이 넘는다.
문제는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된 환자들이 진통제 대신 상대적으로 더 싼 마약을 찾아 중독 증상을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마약 환자들이 많은 배경에는 이런 사회구조적 문제도 자리잡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마약성 진통제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지난해 3월 ‘오피오이드 위원회’를 신설했을 정도다.
비보존이 개발하고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가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다.
비보존은 오피란제린 개발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하고 있다.
비보존의 모회사인 텔콘RF제약은 올해 3월 1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오피란제린 임상3상 개발 자금을 마련했다. 비보존도 알리코제약과 의약품위탁생산(CMO)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 대표는 오피란제린이 임상3상에 들어가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대표는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유럽, 중국, 일본 제약업체와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오피란제린의 기술 이전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비보존을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올해 6월 비보존 상장을 위해 텔콘RF제약 대표에서 물러났다.
텔콘RF제약은 통신부품업체지만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2016년 7월 비보존을 인수했다.
이 대표는 텔콘RF제약 대표와 비보존 대표를 겸직하며 텔콘RF제약의 바이오사업을 이끌었는데 코스닥 상장기업 간 임원 겸직은 안 된다는 규정이 있어 이 대표가 텔콘RF제약 대표를 맡으면서 비보존 상장을 이끌 수가 없었다.
비보존은 상장 전 절차로 주주 가치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6월28일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인 ‘K-OTC’에 등록했다.
비보존 주식은 장외주식시장에서 6월28일 1만4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는데 19일 기준 4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도 1조 원을 넘어섰다. 비보존은 K-OTC 거래대금 순위 1위도 유지하며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를 놓고 비보존이 코스닥에 상장되면 텔콘RF제약이 올해 초 바이오주 열풍의 대표주자로 부각됐던 모습이 재현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두현 대표는 현재 비보존 지분 18.13%를 들고 있다. 23%를 가진 텔콘RF제약에 이어 2대 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