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 더해 영업환경까지 변화하면서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송금을 둘러싸고 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 각 금융회사들은 차별화된 서비스 마련에 분주하다.
 
해외송금 고객 잡아야, 은행 인터넷은행 카드사 증권사 경쟁 치열

▲ 해외송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더해 영업환경까지 변화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 시중은행은 차별호된 서비스 마련에 분주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의 해외송금 규모는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개인의 해외송금 규모는 2000년 연간 30억 달러 규모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2016년에는 103억5천만 달러까지 늘었다. 2017년 해외송금 규모는 109억 4천만 달러로 원화로 환산하면 12조 원에 이른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해외송금액은 77억7천만 달러로 업계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해외송금은 과거에는 스위프트 코드(SWIFT Code)를 이용한 은행 사이 송금 방식으로 대부분 이뤄졌다. 스위프트란 유럽과 북미의 은행들이 주도해 만들어진 비영리조직으로 국제은행 사이의 통신협정을 통해 각 나라 은행 사이의 지급, 송금 업무 등 데이터 통신 교환이 주된 목적이다.

개인이 해외송금을 하려면 국내 은행에 돈을 입금하고 국내 은행이 중개은행을 거쳐 해외은행에 돈을 보내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부과되는 스위프트 망 이용료는 모두 수수료 명목으로 개인에게 부과됐다. 시간도 4~5일 정도 걸렸다.

시중은행이 사실상 독점하던 해외송금시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하면서 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스위프트 망을 이용하지 않고 바로 해외 현지 금융사와 연결을 통해 해외송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든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할 때부터 5천 달러 이하를 송금하면 5천 원, 5천 달러 초과를 송금하면 1만 원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시중은행들이 4~5%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아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파격적이다.

케이뱅크는 10월부터 해외송금 수수료를 4천 원으로 낮췄다. 4월에 액수와 상관없이 건당 5천 원을 받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경쟁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스위프트 망 보다 저렴한 통신망을 이용하는 데다가 일부 해외송금 비용을 자체 부담하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싼 해외송금 수수료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이라며 “수익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 본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도 수수료를 낮추는 등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별도의 전신료를 제외하고 5천 달러 이하 해외송금 수수료를 액수에 따라 2500~7500원 수준으로 낮췄다.

가격 경쟁 외에 당일 송금이 가능한 ‘특급송금’, 계좌 없이 개인식별번호(PIN)이나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해외송금을 할 수 있는 ‘무계좌 해외송금’ 등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카드회사와 증권회사들도 해외송금 경쟁에 뛰어든다. 

외환거래법 개정으로 2019년부터는 카드회사와 증권회사가 직접 해외송금 업무를 볼 수 있게 되면서 해외송금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회사나 증권회사는 이미 구축돼 있는 해외 네트워크가 있어 중개 수수료나 망 사용료가 들지 않는다.

현재 카드회사 가운데 현대카드가 유일하게 4월부터 신한은행, 영국 현지 송금회사 등과 손잡고 간접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제공하는 해외송금 수수료는 최저 수준인 건당 3천 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도 저축은행의 해외송금 업무를 허용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해외송금 규모도 계속 늘고 있어 앞으로 해외송금을 둘러싼 금융회사들의 경쟁은 업권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