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이 최근 들어 D램 시설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D램시장에서 과점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배력이 더욱 높아져 반도체시장 성장에 더 큰 수혜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일 "D램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위상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마이크론이 CEO 교체 뒤 낸드플래시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최근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와 비교해 D램 시설 투자에 눈에 띄게 소극적 태도로 돌아선 점을 근거로 들었다.
2017년 1분기부터 2018년 말까지 2년 동안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은 반도체 원판(웨이퍼) 기준 월 10만 장,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은 8만 장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마이크론의 생산능력은 같은 기간 동안 약 3만 장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최근 내놓은 시설 투자계획도 실제 출하량 증가에 기여하는 것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전체 시장 공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업체를 포함한 해외 반도체기업들이 D램시장에 진출을 노리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D램 미세공정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선두업체를 제외한 후발주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넘어야하는 장벽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2분기 세계 D램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약 44%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SK하이닉스가 30%, 마이크론이 22% 정도로 뒤를 이었다.
마이크론이 D램 투자에 비교적 소극적으로 돌아서고 다른 해외기업도 시장 진출에 고전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D램시장에서 차지하는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세계 D램시장은 고용량 콘텐츠와 IT 신산업의 발달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높은 D램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고객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반도체사업에서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D램은 IT기기에 필수인 메모리반도체로 자리잡았으며 대체재가 없다"며 "신규 공급사가 진입할 가능성도 낮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