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부터 20대 학생, 30대~40대 직장인과 가족,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 쇼핑몰 AK&홍대를 채우고 있는 방문객들이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서울 홍익대 주변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기대한 그룹의 새로운 이미지가 읽힌다.
채 부회장은 새 사옥에서 애경그룹이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 부회장이 애경그룹의 도약과 함께 그룹 총수 지위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이 홍대 인근에 문을 연 AK&홍대는 8월 말 개점 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AK&홍대에는 국내 최대 나이키 매장을 비롯해 무인양품,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시코르 등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제주김만복, 르타오, 카페미미미 등 젊은층들에게 인기가 많은 식음료 매장도 들어왔다. 이를 바탕으로 신규 유동인구를 창출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AK&홍대는 AK플라자에서 선보인 첫 지역친화형(NSC) 쇼핑몰이다. 기존 AK백화점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젊고 감각적 이미지로 꾸몄다.
애경그룹은 8월 말 AK&홍대가 입주한 마포애경타운으로 지주사 AK홀딩스를 비롯해 애경산업 등 5개 계열사 이전을 마쳤다. 연말까지 제주항공 국제영업팀도 입주를 마친다.
애경그룹이 출범한 뒤 42년 동안 자리잡았던 구로본사를 떠나면서 그룹의 이미지를 탈바꿈했고 AK&홍대가 이를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홍대 애경타운은 채 부회장으로 대표되는 애경그룹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한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애경그룹은 채 부회장의 부친 채몽인 전 사장이 1954년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애경유지공업을 설립하면서 출발했다. 1970년 채 전 사장이 작고한 뒤 배우자인 장영신 회장이 회사를 맡아 애경화학을 설립하는 등 기초화학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채 부회장은 1985년 애경그룹에 입사한 뒤 전혀 다른 분야로 신사업 진출을 이끌었다. 1993년 애경백화점을 설립해 유통업을 일으켰고 2006년에는 제주항공을 설립해 그룹의 또다른 주력사업으로 키웠다. 이 외에 부동산 개발과 호텔사업도 시작했다.
홍익대 부근 애경타운은 채 부회장이 새로 벌인 사업의 집약체라 할 만하다. 홍대입구역 복합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젊은층을 겨냥한 AK&홍대 쇼핑몰을 구축했고 홀리데이인 호텔도 들여왔다.
공항철도가 지나는 홍대입구역은 중국 등 해외관광객들의 관문이라 제주항공 국제영업팀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채 부회장은 2008년부터 직접 신사옥을 구상하고 이전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 임원워크숍에서 “낡은 것들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자”며 “홍대 시대를 열어 젊고 트렌디한 공간에서 '퀀텀 점프'(괄목할만한 도약)를 하자”고 기대를 나타냈다.
재계의 관심은 홍대에서 애경그룹의 새 시대를 천명한 채 부회장이 회장에 승진할지 여부에도 쏠려 있다. 채 부회장의 모친 장영신 회장은 이미 80세가 넘은 고령으로 사실상 채 부회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채 부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 지분 16.14%를 보유하고 있다. 장 회장의 지분 7.43%를 아직 물려받지 않았음에도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채 부회장이 언제 회장에 오른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채 부회장의 부인 홍미경 몽인아트센터 관장은 조금씩 AK홀딩스 주식을 매입하고 있어 그룹 총수 등극을 바라보는 채 부회장에게 더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홍 관장은 9월28일 AK홀딩스 주식 253주를 장내 매수했다. 홍 관장의 지분은 0.07%에서 0.08%로 소폭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