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익스피디아, 씨트립 등 해외 온라인 여행사들이 한국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 익스피디아 씨트립 등의 한국 여행시장 공세가 매섭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여행객의 항공권 구입채널 가운데 온라인 여행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27.2%에 이른다.
국내 종합여행사 이용 비율은 19%로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해 온라인 여행사가 3.1%포인트 늘어나는 동안 국내 종합여행사는 4.5%포인트 줄어들었다.
숙박 구입채널의 온라인 여행사 편중은 항공권보다 더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숙박 구입채널에서 온라인 여행사의 점유율은 69.5%나 된다.
현재 온라인 여행시장 대부분을 익스피디아, 씨트립 등 해외 온라인 여행사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살피면 사실상 여행업계를 외국기업들이 잠식해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 온라인 여행사들이 변화하는 여행시장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여행사들의 패키지 여행 위주의 여행상품 경쟁에 주력하고 있을 때 해외 여행사들은 개인 자유여행 위주로 재편되는 여행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항공권 판매, 호텔 판매 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해외 온라인 여행사들은 자유여행 관련 상품의 판매를 위해 확고한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냈고 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업인수합병을 통한 판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는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오르비츠, 트레블로시티, 워티프, 핫와이어 등 수많은 여행 상품 예약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씨트립 역시 2016년 영국의 항공권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를 인수하면서 스카이스캐너의 가격 경쟁력을 통해 한국 여행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미국의 프라이스라인 역시 2000년대 후반 인수한 싱가포르의 아고다와 네덜란드의 부킹닷컴을 통해 빠른 속도로 한국에서 인지도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 애런 프라이스 익스피디아 글로벌 마케팅 총괄이 8월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익스피디아 한국진출 7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해외 온라인 여행사들이 한국에 주력하는 것은 한국 여행시장이 온라인 여행사들에게 적합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애론 프라이스 익스피디아 마케팅 총괄은 한국 진출 7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보급률, 전자상거래 성장률 등을 볼 때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모바일시장”이라며 “한국은 글로벌 모바일 상품 전략을 짜는데 가장 중요한 전략국으로 한국 고객들의 의견은 익스피디아의 미래 전략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온라인 여행사와의 경쟁에서 밀린 국내 토종 여행사들은 점점 더 설 자리가 줄고 있다.
홈쇼핑과 소셜커머스 등 채널을 통해 패키지 해외여행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해오던 e온누리여행사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경영악화를 이유로 폐업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판매 전략을 취하던 더좋은여행 역시 5일 폐업을 선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