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뚝심있게 밀어붙인 인천공항 면세점사업에서 빛을 볼 수 있을까?

정 사장은 호텔신라를 제치고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 사업자격을 따냈는데 당초 시장의 우려와 달리 인천공항 면세사업의 전망이 밝은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정유경, 추석연휴 맞아 인천공항 신세계면세점 빛 본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 운영회사 신세계DF가 운영하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들이 추석연휴와 중국 중추절 등 황금연휴기 특수를 맞아 판매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26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118만여 명, 하루 평균 18만 명가량으로 명절 가운데 최다 여행객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국경절(10월 1~7일) 등 황금연휴를 맞아 한국에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사장으로서는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것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 입찰공고 자료에 따르면 신세계 면세점이 입찰에 성공한 구역의 매출은 연간 1조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 사드보복 여파로 롯데면세점은 이 구역에서 9천억 원가량 매출을 냈는데 올해부터 한중관계가 해빙 분위기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최 연구원은 신세계DF의 국내 면세점 시장점유율이 1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보다 5%포인트가량 높아지는 것이다.

정 사장은 과감한 투자로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1면세점 DF1, DF5구역 면세사업권 입찰에서 연간 임대료로 신세계DF가 각각 2202억 원, 608억 원을 제시했다. 이는 신라면세점이 제시한 입찰가보다 20%가량 많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DF1은 향수와 화장품 등을, DF5는 패션과 피혁을 판매할 수 있는 구역이다.

이로써 신세계DF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일반기업에 할당된 8개 면세점 가운데 4곳을 점유해 가장 많은 면세 매장을 확보하게 됐다.

정 사장의 투자는 인천공항 2터미널 개장으로 위험성이 크다는 시장의 우려를 받아왔다.

대한항공이 2터미널로 이전함에 따라 구매력이 높은 고객이 2터미널로 이전하면서 인천공항 1터미널의 면세점은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실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인천공항 1터미널의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가량만 줄어든 것으로 관세청은 집계했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제2터미널 개장으로 제1터미널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을 고려해 임대료를 기존보다 30% 깎아줬다. 인천공항 1터미널의 면세점 매출이 예상했던 것보다 덜 줄었고 임대료도 내렸다는 점에서 신세계DF가 이익을 내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사용하는 저가 항공사의 여객 수가 올해 상반기에 2017년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하면서 1터미널 면세점 매출이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중국 관광객과 출국 여행자 수 증가에 힘입어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매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면세점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그동안 신세계DF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신세계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9월 신세계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DF의 보통주 220만 주를 취득하기 위해 1100억 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정 사장이 인천공항 면세점과 서울 강남에 있는 면세점의 운영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정 사장은 2012년부터 6년 동안 신세계 등을 통해 신세계DF에 모두 4150억 원을 투자했다.

신세계DF 관계자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2개 구역의 실적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해외 출국자가 늘어날수록 인천공항 면세점은 빛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