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코스는 2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최대 12척 확보하려고 하고 있으며 현대미포조선과 논의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들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해 스크러버(황산화물저감장치)가 장착될 가능성이 높다. 선박값은 1척당 4천만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전략적으로 소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힘을 쏟고 있는데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차코스는 현대상선과 장기용선계약을 맺기 위해 이번 발주를 추진 중이다. 현대상선은 현재 아시아 지역 운송을 위해 2800TEU급 컨테이너선들을 빌려쓰는데 계약이 곧 끝난다.
현대상선과 차코스는 2016년 선박관리를 위해 합작투자회사를 세우는 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왔다. 다만 차코스가 현대상선으로부터 용선계약을 따내려면 새로운 컨테이너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건조 중인 컨테이너선이 하나도 없을 뿐더러 그나마 가장 신형인 컨테이너선도 건조된 지 10년이나 됐다.
현대미포조선은 소형 컨테이너선을 올해 전략 선종으로 밀고 있는 만큼 이번 수주에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차코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10척 가운데 5척을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했다.
한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을 여러 척 수주하면 반복 건조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선사는 똑같은 사양의 선박을 여러 척 건조하면 설계비용 등을 아낄 수 있어서 원가를 낮추는 효과가 생긴다.
더욱이 현대미포조선은 주력 선종인 중형 유조선(MR탱커)시장이 부진하다보니 소형 컨테이너선 수주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조선해양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컨테이너선은 중형 유조선보다 더 발주가 많을 것"이라며 "잘하면 30척가량 수주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3천TEU급 미만의 소형 컨테이너선은 선박 나이가 15년을 웃도는 노후 선박 비중이 45%에 이른다. 그러나 글로벌 수주잔고는 선박량의 7% 수준이다보니 갈수록 선박 인도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8월 말 현대미포조선의 수주잔고를 보면 중형 유조선인 PC선(석유화학운반선)은 77척이고 컨테이너선은 20척이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운반선 24척, 컨테이너선 20척을 올해 수주했다. 지난해 컨테이너선을 1척도 수주하지 못했는데 올해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