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먼 거리에서도 피사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차세대 카메라 모듈 기술력으로 카메라 모듈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다.
애플에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모듈을 납품하면서 후발기업과 기술 격차를 벌리면 카메라 모듈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 박종석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왼쪽), 팀 쿡 애플 CEO. |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개발한 ToF(Time-of-Flight) 방식의 차세대 카메라 모듈이 애플이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최상위 프리미엄 아이폰에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그동안 안면인식을 위해 적용한 SL방식은 3만개의 점으로 된 적외선 패턴을 쏘아 얼굴을 인식하기 때문에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인식률이 크게 떨어졌다.
애플은 인공지능이나 증강현실(AR)을 구현할 수 있는 최상위 프리미엄 아이폰 모델 출시를 계획하면서 후면 카메라에 ToF 기술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이 개발한 ToF 기술은 빛의 비행시간 측정을 통해 피사체를 인식하는 만큼 거리 제한에서 자유롭다. 피사체와 공간 사이의 거리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 증강현실 구현도 가능하다.
업계는 LG이노텍이 아이폰에 여러 카메라 모듈을 납품한 경험을 바탕으로 ToF 모듈도 공급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생체를 인식하는 모듈은 이미지 포착과 전송 등에서 섬세한 작업이 필요해 고도의 제조 기술이 필요한데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기술을 향한 애플의 신뢰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이 이번에 차세대 카메라 모듈에서도 기술력을 증명하면 앞으로 카메라 모듈회사로서 성장하는데 큰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LG이노텍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는 중국 카메라 모듈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부품처 다변화 기조에 따라 출시를 앞둔 아이폰 신제품의 페이스ID(얼굴인식 시스템) 모듈 공급을 중국기업 오필름과 폭스콘에게 맡겼는데 LG이노텍이 ToF를 통해 기술력의 확실한 차이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LG이노텍이 차세대 카메라 모듈 납품을 본격화하면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다. ToF 모듈은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신제품으로 경쟁회사가 많지 않아 판매가격을 높일 수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9년 등장할 ToF 방식 모듈은 판매가격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2017년 아이폰X에 3D 센싱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 피사체를 3D로 인식하는 카메라 모듈 기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최근 스마트폰 회사들이 성능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공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피사체의 심도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카메라 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애플이 또 한 차례의 기술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메라 모듈 시장은 더욱 다변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ToF 모듈의 등장은 카메라 모듈시장의 외형이 더욱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