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에쓰오일의 프로필렌옥사이드(PO)사업 도전에도 크게 마음을 졸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SKC에서 1991년부터 독점 생산해온 프로필렌옥사이드사업에 진출해 3분기 안에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SKC, 에쓰오일 진입에도 프로필렌옥사이드사업에 ‘자신감’

▲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


에쓰오일의 생산량은 30만 톤 규모로 SKC와 같다. 앞으로 국내에서 프로필렌옥사이드 공급량이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국내 프로필렌옥사이드의 수요량이 50만 톤 규모인 만큼 SKC는 그동안 프로필렌옥사이드 판매에 걱정이 없었는데 최악의 경우 10만 톤 규모의 생산량이 남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SKC는 남는 물량을 떠안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27년 동안 시장을 지켜온 만큼 기존의 거래선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SKC는 설사 생산량이 일부 남는다 하더라도 제품 다각화를 통해 자체적으로 흡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C는 프로필렌옥사이드 4만 톤가량을 프로필렌글리콜(PG)이나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SKC가 생산하는 프로필렌옥사이드 30만 톤 가운데 4만 톤은 수요처가 확정되는 셈이다. 

프로필렌글리콜(PG) 등은 약품이나 화장품, 계면활성제, 식품첨가제 등의 원료로 들어가는데 판매가격이 프로필렌옥사이드보다 높기 때문에 프로필렌옥사이드 대신에 프로필렌글리콜(PG)을 판다면 이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SKC는 지난해 말 프로필렌글리콜(PG) 5만 톤을 더 생산할 수 있는 설비도 증설했다. SKC는 아직 프로필렌글리콜(PG)에서는 유일한 생산업체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SKC 관계자는 “국내 수요처와 자체 수급만 해도 생산량이 넉넉지 않은 만큼 프로필렌옥사이드 수출은 아직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후발주자로 프로필렌옥사이드(PO)사업에 뛰어든 에쓰오일도 기존 사업자인 SKC의 시장 우위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해외 수입을 통해 물량을 조달해왔던 업체들을 대상으로 프로필렌옥사이드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는 물량은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프로필렌옥사이드를 수입했던 기존 국내업체들의 대체 공급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해외 수출처들도 여러 곳을 물망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SKC는 그동안 프로필렌옥사이드가 없어서 프로필렌글리콜(PG) 생산설비를 100% 가동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고부가가치 제품인 프로필렌글리콜(PG)의 가동률이 상승할 것"이라며 "에쓰오일의 프로필렌옥사이드시장 진입으로 오히려 SKC의 화학부문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