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금융당국의 독립보험대리점 제재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독립보험대리점(GA) 경쟁 과열현상을 예의주시하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독립보험대리점은 한 영업점에서 제휴한 여러 보험사들의 상품을 파는 곳을 말한다.
보험회사에 소속된 전속 설계사가 아니라 대리점에 소속된 설계사가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금감원은 7월 기자간담회에서 대형 독립보험대리점에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고 독립보험대리점 협회에 소속된 대리점들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부 통제 기준을 만들도록 했다.
또 독립보험대리점 사이의 비교 공시제도를 도입해 독립보험대리점의 실적이나 수수료 등을 소비자들이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립보험대리점에 소속된 보험설계사들이 보험회사로부터 과도한 수수료를 받기 위해 불완전 판매를 할 유인을 낮추려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압도적 규모로 전속 보험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독립보험대리점 규제가 오히려 반가울 수도 있다.
메리츠화재 등 중소형 보험사들이 그동안 독립보험대리점을 통한 영업을 강화하며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삼성화재도 마지 못해 독립보험대리점을 활용하는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만 과도한 수수료나 시책(수수료 외의 성과급) 경쟁은 삼성화재로서도 마냥 달갑지는 않은 일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부터 독립보험대리점을 통해 공격적 영업에 속도를 냈다. 독립보험대리점 설계사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시책(수수료 외의 성과급)도 최대 600% 수준까지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단속으로 독립보험대리점시장 열기가 한풀 꺾이게 되면 전속 보험설계사 조직이 강한 삼성화재가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회사들이 대형 보험사보다 독립보험대리점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며 “아무래도 삼성화재는 기존 전속 설계사가 강점인 만큼 독립보험대리점에 과도한 투자비용을 쏟는 것이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보험대리점의 설계사들이 받는 수수료나 시책 경쟁의 열기가 식게 되면 삼성화재가 전속 보험설계사들을 빼앗길 위험이 적어진다는 점도 반가운 일이다.
수수료 및 시책 경쟁이 치열해지면 전속 설계사들이 독립보험대리점으로 이직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독립보험대리점시장 규모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삼성화재도 이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삼성화재는 1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독립보험대리점 매출 비중을 연말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상반기까지 비중은 15.9%였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독립보험대리점은 삼성화재가 보유해둔 여러 가지 상품 판매 채널 가운데 하나”라며 “독립보험대리점 관련 규제로 혼탁해진 보험시장 질서가 정돈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