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해외 경쟁사들의 공세에 직면하고 있다.
일본 재팬디스플레이와 파나소닉은 소니에, 중국 BOE는 화웨이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며 국가별로 '연합군'을 구축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지배력에 도전하고 있다.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소니는 30일 가전전시회 'IFA2018'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하반기 출시를 앞둔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Z3'을 공개한다.
엑스페리아 XZ3은 퀄컴 '스냅드래곤845' 프로세서를 탑재한 고성능 스마트폰이다. 폰아레나에 따르면 재팬디스플레이와 파나소닉이 생산한 6인치 중소형 올레드 패널도 적용된다.
재팬디스플레이와 파나소닉은 수년 전부터 합작법인 'J올레드'를 통해 중소형 올레드사업 진출을 준비해 왔지만 그동안 실제로 올레드 패널을 상용화해 공급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일본 대표 전자기업으로 꼽히는 소니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패널을 공급하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기회를 얻게 됐다.
중국 BOE도 하반기부터 중소형 올레드시장에 본격적 진출을 앞두고 있다. 화웨이가 출시를 준비중인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20프로'에 BOE의 올레드 패널 탑재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BOE는 올해 중소형 올레드 패널 개발에 성공한 뒤 양산을 시작했지만 아직 주요 스마트폰업체에 공급 실적을 내지 못해 시장 진출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글로벌 2위 스마트폰업체로 성장한 화웨이가 BOE의 올레드 패널 탑재를 결정했다는 것은 마침내 충분한 기술력과 공급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반기까지 세계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90% 이상의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며 애플과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올레드 패널 수요를 대부분 독점해 왔다.
여러 해외 디스플레이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하겠다는 목표로 중소형 올레드 개발과 생산 투자에 공을 들였지만 단기간에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재팬디스플레이와 BOE 등 후발업체들의 중소형 올레드 패널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하면 시장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다른 패널업체의 중소형 올레드가 소니와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될 정도의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고객사들이 이들 업체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던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 물량 일부를 올해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에 내주면서 처음으로 실질적 경쟁 상대를 만났다.
해외 패널업체들마저 경쟁에 가세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사업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고객사 확보와 패널 가격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소니가 재팬디스플레이 및 파나소닉과, 화웨이가 BOE와 손을 잡고 각각 일본과 중국의 국가별 연합을 구축해 현지 디스플레이업체 성장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도 있는 점도 위협적이다.
일본과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자국 디스플레이산업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폰아레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독점 체제를 유지하며 패널 가격을 비싸게 유지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