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면초가에 놓여있다.

롯데카드는 정부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과 장기 카드대출(카드론) 점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연말에는 ‘제로페이’ 출시까지 기다리고 있어 김 대표의 앞길이 험난하다.
 
[오늘Who] 김창권, 사면초가에 놓인 롯데카드 어떻게 헤쳐갈까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 부사장.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금융감독원의 금융그룹 통합감독 점검을 사흘째 받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둔 대기업 집단의 동반 부실 위험을 막고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위험 관리 실태 현장점검을 시작했다. 점검 대상은 롯데, 현대자동차, DB, 교보, 삼성, 한화, 미래에셋그룹 등이다.

롯데카드는 4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롯데쇼핑, 코리아세븐 등 그룹 내 계열사와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롯데카드는 2017년 수익 7052억 원 가운데 32%(2267억 원)를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냈다.

금감원이 롯데카드의 내부거래 비중을 다시 문제 삼는다면 김 대표는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 

롯데카드는 포인트 혜택 등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에 몰려 있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감원도 롯데카드의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금감원의 세부 점검 기준이 나와있지 않은 만큼 현재로선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과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07년부터 꾸준히 떨어져 롯데카드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2007년 8월에 4% 수준이던 중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2016년 1월에 1.3%까지 낮아졌고 우대 수수료율 0.8%의 적용 범위도 2017년 7월 확대됐다.    

롯데카드의 순이익도 2011년 이후로 줄곧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54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8% 줄었다.  .  

김 대표는 순이익 감소를 메우기 위해 장기 카드대출으로 눈을 돌렸다.

2분기 카드사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 금리 등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상반기 장기 카드대출 수익을 지난해 상반기보다 9.5%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면서 김 대표의 전략이 암초를 만났다. 금융당국은 장기 카드대출 상품을 놓고 대출금리와 영업관행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등이 가맹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 간편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를 연말에 출시하면 김 대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와 정부의 일회성 마케팅 축소 권고로 공격적 영업 전략도 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초 리뉴얼한 카드들의 실적이 좋은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