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텐센트가 블루홀의 흥행작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출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텐센트가 블루홀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면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것을 계기로 배틀그라운드의 판호(중국 내 서비스 신규 허가권) 발급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텐센트,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중국진출 길 열어줄까

▲ 마화텅 텐센트 회장.


14일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가 블루홀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파트너십)를 맺은 것을 계기로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출시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텐센트는 블루홀과 동반자 관계를 맺으며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텐센트가 얼마만큼 지분을 인수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텐센트가 장병규 블루홀 의사회 의장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설 것이라는 추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스티븐 마 텐센트 부총재는 “블루홀은 혁신성과 우수한 개발 역량으로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사 중 하나가 됐다”며 “두 회사는 장기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최고의 게임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는 블루홀이 지난해 12월21일 정식으로 출시한 1인칭 총싸움(FPS)게임이다. 마지막 1명이 남을 때까지 싸움을 벌이는 배틀로얄 방식이 인기를 끌어 6월 기준으로 4억여 명의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한 흥행작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중국에서 배틀그라운드 대회 ‘PGI2018’ 시청자가 6천만 명을 넘는 등 중국 출시 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11월 배틀그라운드의 판권을 확보했지만 중국 정부가 판호를 내주지 않아 배틀그라운드를 중국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텐센트가 블루홀 지분을 인수한 것을 놓고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말도 나온다.

텐센트는 판호 발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을 깨고 외국 게임의 판호 발급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텐센트는 5월15일 배틀그라운드의 경쟁작으로 평가받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판호를 발급받는 데 성공했다. 텐센트는 8월 중에 중국에서 포트나이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에픽게임즈의 지분 48.4%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가 에픽게임즈의 대주주로서 판호 발급 심사에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당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중국은 2017년 3월부터 포트나이트에 판호를 발급하기 전까지 외국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텐센트가 배틀그라운드 판호 발급에도 성공한다면 앞으로 한국 게임회사들의 중국시장 진입을 향한 우회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을 17.7%를 보유해 3대주주에 올라 있고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6%를 확보하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와는 각각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텐센트가 중국 진출의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회의적 시각도 있다.

13일 텐센트가 서비스하던 게임 ‘몬스터헌터’는 중국 정부로부터 판매중지 명령을 받았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가 텐센트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텐센트와 관계를 맺은 한국 게임회사들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

텐센트가 배포하기로 계획을 세웠던 한국 게임을 모두 배포하는 데 성공하지는 못했다는 사실도 부정적 시각에 힘을 보탠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텐센트를 통해 각각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중국에 출시할 계획을 세웠지만 1년 가까이 판호가 발급되지 않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의 인터넷 기반 서비스 제공 회사로 게임 개발사들과 동반자 관계를 맺고 게임의 판권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19조 원가량의 매출을 내는 등 5년 연속으로 세계 게임회사들 가운데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