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은 변화를 미리 보는 선각자가 돼야 한다. 당장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모험과 도전을 하는 게 기업인들이 할 일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평소에 강조하는 말이다. 김 회장은 고령층을 위한 실버푸드사업에서 하림그룹의 새로운 모험과 도전의 기회를 찾고 있다.
 
김홍국의 끝없는 도전, 하림 실버푸드사업에서 기회 찾아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8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6천억 원을 투자해 짓고 있는 전북 익산의 하림 푸드클러스터 공장 가운데 한 곳에서 연화식(軟化食)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연화식이란 일반 음식과 동일하게 모양과 맛은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식품을 말한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로 2020년 이후 고령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8년 초반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식품산업 발전 계획안’을 통해 고령자를 위한 식품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서 알 수 있듯 향후 실버푸드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실버푸드시장이 2011년 5104억 원에서 2015년 7903억 원으로 54.8% 증가했고, 2017년에는 1조 원 규모를 넘어섰고 2018년에는 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7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취업자 1인 가구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50∼64세가 26.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30∼39세(23.7%), 40∼49세(21.0%), 15∼29세(18.8%), 65세 이상(10.1%) 순이었다. 40~65세 중장년과 65세 이상 노년층 비율을 합치면 67.6%이다. 

여기에 황혼이혼이나 사별로 노인 1인가구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식품과 유통업체들이 노인 1인가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김 회장은 실버푸드시장에서 기존의 CJ프레시웨이, 매일유업 등의 업체와 경쟁하게 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림이 닭고기 등 육류를 바탕으로 하는 식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하림의 실버푸드시장 진출 전략이 기존 업체와 달라 시장 규모를 함께 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는 병원과 요양원에 공급할 저염식과 미음 형태의 식품을, 매일유업은 고령층을 위한 즉석식품(레토르트식품)을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하림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맨손으로 국내 축산업계 1위 업체를 일군 자수성가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1957년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났다. 열한 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를 키워 판 돈으로 병아리 100마리를 다시 구입해 이를 되파는 식으로 양계사업에 입문했다. 고등학교 때 닭 5천 마리, 돼지 700마리를 길러 이미 축산업자 대열에 올랐다.

1986년 식품회사 하림을 창업했고 2001년 천하제일사료와 올품, 농수산홈쇼핑을 계열사로 편입시키며 하림그룹을 만들고 회장에 올랐다. 이후 주원산오리, 디디치킨, 멕시칸치킨 등 여러 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해 하림그룹을 자산규모 9조 원대에 이르는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김 회장은 기업의 모태이자 고향인 전북 익산을 향한 애향심도 대단하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하림 본사와 공장 등도 익산에 있으며 6천억 원을 투입해 종합식품단지 ‘하림푸드 콤플렉스’도 세우고 있다.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사회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달라지는 식생활 패턴에 부응하기 위해 가정간편식(HMR)과 천연 베이스 소스, 천연 조미료와 즉석밥 등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하림그룹을 기존 축산육류 전문그룹에서 종합식품 서비스그룹으로 키우기 위해 익산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뜻을 보였다.

김 회장은 “1인 가구화와 고령화에 따른 식품 소비패턴 변화에 발맞춰 신선하고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는 식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