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들 사이 경쟁 심화에 대응해 새 성장동력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호텔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해 수익원을 확대하는 한편 노선망 확대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저비용항공 경쟁심화로 새 성장해법 찾기 힘써

▲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제주항공은 9월1일 서울 홍대입구역 부근에 호텔을 연다. 17층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인데 제주항공이 호텔 운영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업과 연계해 주로 한국인에 한정된 수요층을 외국인으로 확대하는 효과를 노려 새 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은 한국투자연구원은 “제주항공은 항공업과 호텔업의 연계판매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호텔업이 안착하면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부가 매출 증대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항공은 앞으로 노선망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737맥스8 항공기를 들여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중거리 노선에 항공기를 띄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주항공은 올해 실적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기업분석회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374억 원, 영업이익 1399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4.2%, 영업이익은 38.1%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실적이 계속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제주항공이 2020년까지 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실적 증가폭은 해마다 줄어들 것으로 증권가에서 바라보고 있다.

제주항공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이 앞으로 장거리 노선까지 노선망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제주항공은 장거리 노선에 섣불리 뛰어들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중단거리 노선이 포화 상태에 놓이게 되는 데 대응해 장거리 노선으로 진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티웨이항공은 2025년까지 대형 항공기를 10대 이상 들여와 유럽이나 북미 등 지역으로 노선망을 넓힐 계획을 세웠다.

에어부산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에어버스330을 들여오는 방안을 2013년부터 검토해왔다.

제주항공이 새 성장동력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면서 진에어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업계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하지만 당장은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이나 진에어를 인수할 실익이 없다는 것이 항공업계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버스 항공기를 주로 운용하는 만큼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제주항공, 저비용항공 경쟁심화로 새 성장해법 찾기 힘써

▲ 제주항공의 '보잉737-800' 항공기.


진에어는 면허 취소의 위기에 놓여 있는 만큼 운수권 등을 잃게 될 수 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3월 서울 강서구의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인수합병 관련 업무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며 “대표로 일하는 동안 인수합병 방식으로 회사 성장을 도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업계는 수요가 일반적으로 많은 국제선에서 항공슬롯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저비용항공사들은 지방도시에서 출발하거나 해외 지방도시로 가는 노선으로 노선망을 계속 넓히고 있다.

일본을 살펴보면 도쿄의 나리타공항, 삿포로의 삿포로공항, 오사카의 간사이공항, 후쿠오카의 후쿠오카공항의 슬롯은 이미 꽉 차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