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대출 규제 강도를 높여 가계부채 관리를 하는 상황에서 서민금융의 고질적 문제인 고금리 가계대출을 줄여 서민대출의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개인사업자대출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을 7월 상호금융권으로 확대하고 10월에는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에도 적용해 제2금융권 가계대출 기준을 높이고 있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
제2금융권은 개인사업자의 부동산 임대업 관련 대출 때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산출해야 하고 주택담보대출도 상환능력, 미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세부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하반기부터 대부업자가 취급하는 소액대출 금액도 만 29세 이하 청년과 만 70세 이상 노인층을 대상으로는 3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개인사업자대출뿐만 아니라 개인의 모든 부채를 망라해 대출 자격을 심사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제도도 상호금융권에 23일 도입됐고 2018년 안으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적용된다.
앞으로도 금융위는 가계대출을 금융업권별로 나눠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지 않도록 완급 조절을 하기로 했다.
2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업무현황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감원은 가계대출 총량을 기준으로 증가율을 은행은 7~8%, 보험·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회사는 5~7%에서 머물게 하도록 대출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제도가 차주의 상환능력을 정교하게 반영하는 만큼 가계대출 관리의 중심축으로 정착되도록 방향을 잡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포트폴리오 관리지표’는 10월에 은행권부터 도입하고 2019년 상반기에 제2금융권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이 관리지표는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높은 대출의 비중을 일정 수준 아래로 관리하기 위한 기준이다.
금융위가 가계대출 관리정책을 꾸준히 이어온 데 따라 서민금융의 오랜 문제였던 고금리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들면서 정책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다.
26일 금융위가 발표한 ‘서민금융 지원대책 점검 결과’에 따르면 7등급 이하 저신용자의 신용대출 공급 규모는 월 2조3천억 원으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으면서도 금리 24%의 고금리 대출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월 말 기준으로 금리 24% 초과 대출자 수는 2017년 12월 말보다 44.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체 가계부채 규모는 2015년부터 빠르게 증가하다가 2017년 들어와 증가세가 둔화했고 2018년 1분기까지 안정적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아직 소득 증가 속도를 웃돌아 가계대출이 소비 위축 등 거시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