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승부수, 갤럭시S6에 퀄컴 AP 탑재 안해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에 퀄컴의 프로세서를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퀄컴이 최신 프로세서의 발열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자 삼성전자가 자체 제작한 프로세서만 탑재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부품 내재화를 계속 추진해 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자체 프로세서 성능이 최근 퀄컴칩을 대체할 만한 수준에 이른 것로 본다.

◆ 삼성전자, ‘발열 논란’ 퀄컴칩 탑재 않기로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대신 자체 제작한 프로세서만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는 최근 퀄컴의 스냅드래곤 810을 테스트한 뒤 차기 갤럭시S 스마트폰에 탑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아직 공식적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문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스냅드래곤 810은 고성능 쿼드코어와 저전력 쿼드코어가 결합된 ‘빅리틀(big.LITTLE)’ 방식의 프로세서다. 세계 최초로 64비트 운영체제(OS)를 지원하는 옥타코어 프로세서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문제를 지적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고성능 코어가 작동될 때 발열과 함께 성능저하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벤치마크 툴에서 포착된 업체들의 스냅드래곤 810 성능측정 결과를 살펴보면 퀄컴은 아직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노트4에 탑재된 구형 프로세서보다도 성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도 연구원은 샤오미 등 일부 업체들이 발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냅드래곤 810의 성능을 낮추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분석했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수정제품은 2분기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는 퀄컴의 전체 매출 가운데 12%를 차지하는 2대 고객”이라며 “삼성전자가 퀄컴 프로세서를 탑재하지 않을 경우 퀄컴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퀄컴은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 최강자다.

◆ 삼성전자 ‘엑시노스’ 자존심 회복 노린다

삼성전자는 퀄컴 프로세서 대신 독자개발한 ‘엑시노스’를 갤럭시S6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6은 3월 초중순에 출시될 것”이라며 “갤럭시S 시리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문제가 있는 부품을 탑재하는 모험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6에 탑재될 프로세서는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인 ‘엑시노스 7420’이 유력하다. 엑시노스 7420은 스냅드래곤 810과 동일한 옥타코어 프로세서 기반의 프로세서로 64비트 운영체제를 지원한다.

엑시노스 7420은 세계 최초로 최신 미세공정 기술인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이 적용된 프로세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공정을 적용하면 20나노공정 기반의 제품보다 소비전력은 35% 감소한 반면 성능은 20% 이상 향상된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엑시노스 7420은 경쟁제품인 스냅드래곤 810보다 성능과 전력소모 등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며 “엑시노스의 갤럭시S6 내 점유율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탈 퀄컴’ 전략을 펼쳐왔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LTE 통신모뎀 등 핵심기술 개발에서 퀄컴과 격차를 쉽게 좁히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엑시노스를 보유했음에도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등 주요 제품에 퀄컴 프로세서를 탑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LTE보다 최대 네 배 빠른 ‘3밴드 LTE-A’를 지원하는 ‘엑시노스 모뎀 333’ 개발에 성공하는 등 핵심부품의 기술력 격차가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