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권 대형 개발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유독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개발사업만큼은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
5일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개발사업을 담당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16일 마감한다.
▲ 서울 용산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개발사업 위치도. |
이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210-1번지 일대 6122.7㎡ 면적의 땅에 지하 8층~지상 39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사업이다. 1~3층은 판매시설로, 4~8층은 업무시설로, 9~39층은 오피스텔과 공동주택으로 구성된다.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개발사업은 서울지하철 1호선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총 9개 구역) 가운데 진행 속도가 가장 느리다.
국제빌딩주변 제1구역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신사옥, 제2구역에는 LS용산타워(옛 국제빌딩의 리모델링), 제3구역에는 센트레빌아스테리움 주상복합아파트가 각각 조성됐으며 제4구역에는 효성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개발사업까지 진행되면 용산역세권 일대 도시환경 정비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된다.
인근에 용산민족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합은 서둘러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서울역이 곧 착공되면 교통망 확충의 호재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막상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개발사업을 바라보는 건설사들의 분위기는 차분하다.
조합은 5월 말에 개발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건설사뿐 아니라 호반건설과 우미건설, 반도건설, 아이에스동서, 서해종합건설, 한라, 효성 등 중견건설사들까지 모두 10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주택사업에서 나름 인지도를 쌓아온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개발사업에도 수주전도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설명회에 쏟아졌던 관심이 실제 입찰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 서울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주상복합건물 투시도. |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다른 개발사업들과 마찬가지로 사업을 둘러보는 차원에서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것”이라며 “(본사에서) 입찰에 큰 의지를 지니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도 “택지 공급이 적어지다보니 다른 개발사업이라도 해야 한다 싶어 현장설명회를 둘러본 것”이라며 “영업부서에서 사업성을 검토해보니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만한 유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개발사업의 사업비는 22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서울권 웬만한 재건축재개발사업보다도 규모가 작다. 정해진 한도 안에서 최대의 수익을 내야 하는 건설사로서는 사업비 규모가 입찰에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실제로 조합이 5월 중순에 진행했던 시공사 입찰에서는 건설사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4월 첫 현장설명회에 건설사 20곳이 모습을 드러내 순항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작은 것도 있겠지만 대형 건설사들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다 보니 중견 건설사들은 눈치를 보다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