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들인 ‘삐에로쑈핑’이 개점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주말에는 줄을 서서 매장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다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걸 넘어 수익을 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 이마트가 6월28일 서울 강남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삐에로쑈핑 1호점을 열었다. |
4일 이마트에 따르면 삐에로쑈핑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개점 뒤 첫 주말에 입구에 수십 미터에 이르는 줄이 생겼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삐에로쑈핑을 찾았다.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러 차례 삐에로쑈핑을 직접 홍보한 데다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위치해 초반 인기를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일본 돈키호테랑 똑같다는 반응도 많지만 오히려 일본에 가지 않아도 돈키호테를 방문한 것 같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도 많다. 대놓고 B급을 내세웠지만 신세계그룹에서 운영하고 있어 믿고 살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지금의 인기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경하고 오는 사람은 많아도 초기에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결국 일본 돈키호테처럼 진짜 싸게 팔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매장 수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삐에로쑈핑을 3호점까지 낸다.
이마트가 벤치마킹한 돈키호테는 일본에 모두 37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조 원가량, 영업이익은 4600억 원가량에 이른다.
돈키호테의 성공비결로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차별화된 전략과 재미로 소비자를 끌어들인다 해도 결국 지갑이 열려야 하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직매입 비중을 높여 매출 원가를 최소화하고 압축 진열을 통해 판매관리비를 줄였다.
이마트도 이런 전략을 그대로 따라간다.
다양한 구매처에서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진열방식 역시 돈키호테와 매우 비슷하다. 상품 수가 4만여 가지로 매우 많지만 모든 상품을 바로 진열해 재고관리나 매장관리도 어렵지 않다.
다만 일본보다 내수시장이 작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적은 점은 돈키호테보다 불리한 점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돈키호테 전체 매출 가운데 외국인 매출에 해당하는 ‘면세 매출’의 비중은 7.3% 수준이었다.
국내 유통환경을 볼 때 출점이 쉽지 않아 보이는 점 역시 걸림돌로 남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구체적 출점목표는 밝히기 어렵다”며 “상품 수가 매우 많지만 재고를 따로 보관하지 않아 매장관리도 어렵지 않고 상품 매입도 동대문이나 일반 대리점, 재래시장, 온라인몰 등 가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마트와 비교해 더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이고 이제 1호점을 연 만큼 앞으로도 다양하게 사업 확대방안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