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굴삭기시장에 판매 증가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29일 주요국의 경제지표 통계치를 모아 발표하는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굴삭기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4~6월 중국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과 7~9월 증가율 예상치가 모두 줄었다.
중국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4월 7.5%에서 6월 6.1%까지 감소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7%를 크게 밑돈 것으로 1999년 12월 5.5%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다.
7~9월 증가율도 6% 전반부에 머물며 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고정자산 투자를 비롯해 중국의 주요 생산·투자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의 무역분쟁이 6월에 다시 떠오르며 경제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굴삭기시장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효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최근 중국 부동산 투자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는데 중국 인민은행이 이에 대응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즉각적 경기 부양에 나섰다”며 “하지만 미국 중국 무역분쟁 이슈가 단기간 안에 완화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중국 굴삭기시장 수요는 2016년 중국 정부가 주택과 도로 등 고정자산 투자를 늘리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굴삭기 판매량 증가세에 힘입어 2016년부터 실적을 늘려왔다. 2015년 950억 원의 영업적자를 봤지만 2016년 흑자 전환한 뒤 2017년에 660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굴삭기·휠로더사업부에서만 2017년 같은 기간보다 811.7% 증가한 영업이익을 냈다. 증권업계는 2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봤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와 휠로더 등 건설기계사업에서 대부분 매출을 내기 때문에 굴삭기 판매량이 실적에 직접 영향을 준다. 2018년 1분기 기준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매출에서 굴삭기·휠로더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별도기준으로 88%에 이른다.
이 가운데 78.9%의 매출이 수출을 통해 발생했고 지역별로는 중국시장이 매출의 92.9%를 차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중국 굴삭기 판매목표를 1만1200대로 제시하면서 중국시장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고정자산 투자지표와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벽에 부딪힐 수 있다.
건설기계업계에서는 하반기 중국 굴삭기 판매량이 상반기와 비교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굴삭기 수요 증가세는 5월까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예상되는 둔화세에 더해 인프라 투자가 위축되면 중국 굴삭기 판매량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