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완성차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를 인수할 것이라고 외국매체가 또 다시 보도했다.
영문 온라인매체 아시아타임즈(atimes.com)은 29일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인수를 제안하기에 앞서 피아트크라이슬러 주가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올해 여름과 피아트크라이슬러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5월 사이에 인수를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왼쪽)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미국 행동주의 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회장이 현대차그룹과 피아트크라이슬러의 합병을 유도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 매체는 “싱어 회장은 이미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 1조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피아트크라이슬러 내부에도 연줄을 만들었다”며 “알프레도 알타빌라 피아트크라이슬러 유럽지사장을 텔레콤 이탈리아의 이사로 임명한 게 그것”이라고 전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텔레콤 이탈리아 지분 9%를 보유한 2대주주로서 이사진 교체를 주장해왔다.
5월 텔레콤 이탈리아 주주총회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주주들의 표심이 쏠리면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텔레콤 이탈리아 이사진 15명 가운데 10명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됐고 사실상 텔레콤 이탈리아를 장악하게 됐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임명한 10명의 텔레콤 이탈리아 이사 가운데 알타빌라 피아트크라이슬러 유럽지사장도 포함됐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한 데 이어 피아트크라이슬러와 연줄을 활용해 두 회사의 합병을 유도할 것으로 점쳐진 것이다.
이 매체는 2019년 5월 공식적으로 물러나는 세르조 마르키온네 피아트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가 끊임없이 현대차그룹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려 노력한 점도 들었다.
이 매체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세르조 최고경영자는 세계 최대 완성차회사가 될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을 자극해왔고 마치 중국 장청자동차가 피아트크라이슬러를 인수할 것처럼 허수아비로 내세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세르조 회장은 미국 당국이 중국 회사인 창청자동차의 지프 인수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창청자동차의 인수 움직임을 추동해 현대차그룹의 피아트크라이슬러 인수를 놓고 미국 당국의 반감을 낮추려했다는 것이다.
창청자동차는 2017년 10월경 피아트크라이슬러 산하 브랜드인 지프 지분을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앞서 창청자동차가 지프 인수를 추진한다고 알려졌을 때 현대차그룹이 피아트크라이슬러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에 세르조 최고경영자가 현대차와 “빅딜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현대차그룹도 “관심이 없다”고 일축하면서 현대차그룹의 피아트크라이슬러 인수설이 잠잠해졌다.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폭스바겐과 GM도 피아트크라이슬러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합병 시너지를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이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라고 이 매체는 바라봤다.
이 매체는 “폭스바겐, GM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피아트크라이슬러와 미국과 유럽 생산 거점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며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처지에서도 현대차그룹과 피아트크라이슬러의 합병에 구미가 당길 것”이라고 썼다.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회사 엑소르의 존 엘칸 회장은 자동차산업에 관심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세르조 최고경영자 퇴임을 전후로 피아트크라이슬러를 매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 매체는 “피아트크라이슬러 직원들은 세르조 최고경영자가 회사를 떠나면 엘칸 회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를 운영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엘칸 회장에게도 현대차그룹과 피아트크라이슬러 합병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대차 미국법인 대변인은 이 매체에 “시장에 떠도는 소문을 놓고 밝힐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